머리염색이 대유행이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시작돼 청소년층으로 번졌던 염색이 중년여성은 물론 남성들에게까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미용실에 가면 20∼30대는 물론 앞머리가 벗겨진 40대남성이 머리에 블리치(탈색)로 부분염색을 하거나 전체염색을 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수 있을 정도다.

국내 대기업에서 남자 임직원들에게 물어봤더니 응답자의 80%가 머리염색에 대해 ''개성을 표현하고 타인에게 부드러운 첫인상과 세련된 느낌을 준다''며 괜찮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보도도 나왔다.

색깔은 튀지 않는 갈색계통이 좋고, 생각은 있지만 못하는건 용기부족, 대인업무에 따른 부담, 시간부족 때문이라고 답했다 한다.

흰머리를 감추기 위해 할 수 없이 하는 걸로 여겨졌던 염색이 이처럼 붐을 이루는건 머리색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이미지가 확 달라진다는 인식 때문이다.

밝은갈색 머리로 광고에 등장하는 인기배우 유지태나 얼마전 방영된 TV드라마 ''루키''에서 은회색 머리로 주목받은 박정철(신입사원 유시한 역) 등 연예인들의 영향도 무시하기 어렵다.

태평양 LG화학 등 염모제 시판사들이 집에서 손쉽게 할 수 있고 머리카락및 두피 보호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쏟아낸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업체마다 시즌별 유행색을 발표하는 등 염모제가 ''약''이 아니라 화장품의 일종이란 개념을 강조한 것도 한몫 했다.

실제 이들 염모제 판매사들은 올봄 빛에 따라 색깔이 달라 보이는 것, 분홍과 갈색 또는 금색과 갈색 등 두가지 이상 색깔이 섞여 미묘한 느낌을 주는 패션제품을 내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 업체는 심지어 "모든 직원은 걸어다니는 광고가 돼야 한다"며 부장급이하 전직원들에게 머리염색을 의무화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러나 머리염색을 너무 자주할 경우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이 발생하거나 흰머리및 대머리가 촉진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설도 있다.

가능성일뿐 어느 것도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다.

개인의 선택에 관한 일이지만 지나치게 잦은 염색이나 탈색은 주의할 일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