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씨는 사장과의 갈등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결심했다.

하지만 창업의 벽은 무척 높았다.

아무리 작은 사업이라도 최소한 몇천만원정도의 자금이 필요했다.

몇달간 정보만 찾고 있던 중 우연히 "마케팅카드" 사업을 알게 됐다.

향기가 나는 카드를 이용한 광고사업의 일종인데 주유소나 음식점 일반 기업체 등을 광고주로 가입시키는 게 주요 업무 내용이다.

광고 내용을 카드에 인쇄한 다음 광고주에게 납품하면 광고주들은 그 카드를 고객에게 나눠주면서 홍보에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종이카드였지만 방향제 역할을 하므로 카드를 받은 고객들은 자동차나 컴퓨터 등에 카드를 걸어놓고 방향제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어 광고효과가 지속된다는 특징이 있었다.

창업자금이 3백만원으로 적은 편이고 무점포로도 가능해 L씨는 이 사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L씨는 본사에서 배운대로 주유소나 음식점 등 소매업소를 대상으로 영업에 나섰으나 대부분 1백장에 5만~6만원이라는 비용을 부담스러워 했다.

영업 방향을 바꿨다.

대기업체를 대상으로 영업하기로 한 것.

대기업은 1회 주문량이 많아 한 건만 성사돼도 한 두달은 거뜬히 버틸 수 있는 수입이 보장되기 때문에 L씨는 소매업소 대상 영업은 포기하고 기업체 영업에만 매달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

담당자의 반응이 좋더라도 대기업은 결정이 쉽지 않아 계약을 따내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웠다.

L씨처럼 자본이 적게 든다는 이유로 소호사업을 선호하는 예비창업자들이 많다.

하지만 신사업에 도전할 때는 시장 반응을 미리 조사해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L씨는 일반 소규모 사업자를 겨냥하고 사업을 시작했으나 이들에게 마케팅 향기 카드는 광고비용이 너무 비쌌다.

대기업으로 방향을 돌렸지만 인맥이나 배경이 부족한 L씨가 뚫고 들어가기에는 벽이 너무 높았다.

초기 투자비가 너무 적은 것도 문제였다.

소자본 창업이어서 진입장벽은 낮았지만 투입자본이 적다보니 쉽게 포기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L씨가 이같은 문제점을 스스로 깨닫게 될 무렵 "향기 명함"을 알게 됐다.

향기 명함이란 명함에서 향기가 몇달간 지속적으로 나는 아이디이제품.

비즈니스상 명함을 주고 받을 때 향기가 나면 사람들의 관심을 한번 더 끌 수 있고 지갑에 넣어두면 향수 대용품으로 쓸 수 있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L씨는 향기 명함쪽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고 현재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마케팅 카드때와는 달리 일단 호감을 보인 사람들이 그 자리에서 명함을 주문했다.

향기 명함은 같은 가격에 품질을 높인 제품이므로 보험회사 영업사원 등에게 특히 인기다.

L씨는 요즘 명함 외에 청첩장,카드,홍보전단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02)786-8406,PC통신 GO 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