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져 있는 개인소유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슈퍼컴퓨터 이상의 연산파워를 일으키는 "그리드(Grid)" 기술이 부상하고 있다.

스위스에 위치한 유럽 입자물리학 연구소(CERN)는 "유럽 데이터 그리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 과학자들은 오는 2004년 그리드 완성을 목표로 네트워크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데이터 그리드가 완성되면 4천6백여명에 달하는 유럽 과학자들의 컴퓨터를 초고속 네트워크로 연결, CERN의 현재 컴퓨터보다 1천배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그리드 기술은 현 통신네트워크상에서도 가능하다.

그러나 완전한 잠재력을 발휘하려면 네트워크의 대용량화와 통신요금 하락이 필수적이다.

지금도 초기단계의 그리드 기술이 일부 응용되고 있다.

미국 국립 천문학및 이온센터가 천문학 데이터 처리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SETIⓐ홈" 프로젝트가 가장 대표적인 예다.

약 3백만대의 개인소유 PC를 네트워크로 연결, PC 소유주가 사용하지 않는 시간을 이용해 천문학 관련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다.

이 센터가 SETIⓐ홈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비용은 총 50만달러다.

이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IBM의 "화이트 ASCI" 컴퓨터가 1억달러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리드가 얼마나 효율적인지 알 수 있다.

인텔 역시 그리드 기술을 이용, 사내 컴퓨터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함으로써 슈퍼컴퓨터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이로인해 인텔이 절감하는 비용은 지난 10년간 총 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회사측은 추산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수백만명의 가입자를 갖고 있는 미국의 ISP업체 주노 온라인 서비스가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가입자들이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이들 컴퓨터를 네트워크로 연결한뒤 여기서 나오는 연산파워를 제약업계 R&D용으로 제공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