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산새의 겨울나기 .. 이남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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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기 <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leeng@ftc.go.kr >
봄이 오고 있다.
지난 겨울의 잦은 폭설 때문인지 올 봄은 유난히 더 반갑다.
옛날 모두가 어렵게 살던 시절,추위와 배고픔이 너무 힘겹고 지겨워 ''겨울''이라고 불렀다는 말도 있다.
그 모든 걸 이겨낸 이에게 봄은 참으로 반가운 손님이었을 것이다.
지난 입춘(立春)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직원들과 함께 오대산에서 시산제를 가졌다.
겨울산은 그리 쉽게 우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상원사를 출발한 후 허리까지 차오른 눈과 2시간반 동안 험한 싸움 끝에 비로소 비로봉에 올라설 수 있었다.
위원회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는 시산제는 이렇듯 우리의 시련과 정성을 제물로 원했다.
산을 내려와 잠시 휴식을 취하던 때였다.
눈 덮인 오대산에 취해 있던 나를 깨운 불청객은 뜻밖에도 작은 산새 몇 마리였다.
녀석들은 대담하게도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땅콩을 쪼고 있었다.
많은 산행을 다녀봤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모이를 던져줘도 주위를 맴돌기만 할 뿐,좀처럼 다가오지 않는 게 산새의 본성 아니던가.
그런 산새에게도 겨울은 목숨을 걸고 먹이를 구할 만큼 가혹한 것이었다.
굶어 죽으나 인간의 손에 죽으나 어차피 죽는 건 마찬가지란 생각이라도 한 듯,먹이를 쪼는 산새의 모습은 귀엽다기보다는 사뭇 비장해 보였다.
죽기를 작정할 때 오히려 살 길이 보이는 것은 아닐까.
산새들은 나름대로 겨울을 나는 법을 터득한 듯했다.
돌이켜보면 지난 경제위기는 우리에게 참으로 혹독한 시련을 주었다.
졸지에 거리로 내몰린 가장들,내집 마련의 꿈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서민들에게 봄은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다.
오직 힘겹고 지겨운 겨울만이 계속될 것 같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봄은 우리에게 어느덧 성큼 다가와 있다.
물론 아무나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눈밭을 헤치는 고난을 이겨내고 위험을 무릅쓰고 먹이를 찾는 자에게만 비로소 봄은 그 모습을 보여준다.
모두가 단단한 각오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했기에,지금 우리는 따뜻한 봄을 기다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할 수 있다(Can Do)는 자신감'',바로 그 겨울 나는 법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 마냥, 다시 경제가 어렵다는 소리도 들린다.
역시 봄은 쉽게 오지 않는 법인 모양이다.
그러나 자신감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가면 봄을 맞이할 수 있다.
꽃샘추위는 오래 가지 않는 법이다.
봄이 오고 있다.
지난 겨울의 잦은 폭설 때문인지 올 봄은 유난히 더 반갑다.
옛날 모두가 어렵게 살던 시절,추위와 배고픔이 너무 힘겹고 지겨워 ''겨울''이라고 불렀다는 말도 있다.
그 모든 걸 이겨낸 이에게 봄은 참으로 반가운 손님이었을 것이다.
지난 입춘(立春)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직원들과 함께 오대산에서 시산제를 가졌다.
겨울산은 그리 쉽게 우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상원사를 출발한 후 허리까지 차오른 눈과 2시간반 동안 험한 싸움 끝에 비로소 비로봉에 올라설 수 있었다.
위원회의 안녕과 발전을 기원하는 시산제는 이렇듯 우리의 시련과 정성을 제물로 원했다.
산을 내려와 잠시 휴식을 취하던 때였다.
눈 덮인 오대산에 취해 있던 나를 깨운 불청객은 뜻밖에도 작은 산새 몇 마리였다.
녀석들은 대담하게도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땅콩을 쪼고 있었다.
많은 산행을 다녀봤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모이를 던져줘도 주위를 맴돌기만 할 뿐,좀처럼 다가오지 않는 게 산새의 본성 아니던가.
그런 산새에게도 겨울은 목숨을 걸고 먹이를 구할 만큼 가혹한 것이었다.
굶어 죽으나 인간의 손에 죽으나 어차피 죽는 건 마찬가지란 생각이라도 한 듯,먹이를 쪼는 산새의 모습은 귀엽다기보다는 사뭇 비장해 보였다.
죽기를 작정할 때 오히려 살 길이 보이는 것은 아닐까.
산새들은 나름대로 겨울을 나는 법을 터득한 듯했다.
돌이켜보면 지난 경제위기는 우리에게 참으로 혹독한 시련을 주었다.
졸지에 거리로 내몰린 가장들,내집 마련의 꿈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서민들에게 봄은 너무나 멀게만 느껴졌다.
오직 힘겹고 지겨운 겨울만이 계속될 것 같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봄은 우리에게 어느덧 성큼 다가와 있다.
물론 아무나 봄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눈밭을 헤치는 고난을 이겨내고 위험을 무릅쓰고 먹이를 찾는 자에게만 비로소 봄은 그 모습을 보여준다.
모두가 단단한 각오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했기에,지금 우리는 따뜻한 봄을 기다릴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할 수 있다(Can Do)는 자신감'',바로 그 겨울 나는 법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 마냥, 다시 경제가 어렵다는 소리도 들린다.
역시 봄은 쉽게 오지 않는 법인 모양이다.
그러나 자신감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나아가면 봄을 맞이할 수 있다.
꽃샘추위는 오래 가지 않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