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하나만 잘 박아도 집이 반듯하게 일어나고 하다못해 외투를 걸어두는 단정한 자리가 되는 것을 나는 간통하다가 생을 다 보냈다.
시를 훔치려고 소설을 훔치려고 외람된 기호를 가장했다.
아,나는 남의 것을,모든 남의 몫 뿐 이었던 세상을 살다 간다.
가난한 눈물로 물그림을 그리던 책상은 긍지처럼 오래 썩어가게 해달라.
단 하나 내 것이었던 두통이여,이리 와서 심장이 터지는 소리를 막아다오.
그리고 떳떳한 사랑을 하던 부럽던 사람들 곁을 떠나는 출발을 지켜봐다오.
시집 ''잘가라 내 청춘''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