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가 ''파우스트'' 2부를 끝낸 것은 죽기 한 해 전인 81세 때였다.

볼테르는 65세 때 대표작인 소설 ''캉디드''를 썼다.

바그너는 69세 때 악극 ''파르치발''을 완성했다.

빅토르 위고도 노년에 걸작 시 몇 편을 남겼다.

죽음의 순간이 찾아들 때까지 천부적 재능을 발휘한 예술가들이다.

이들은 결코 ''너무 늙어 게임은 끝났고 무대는 이제 다음 세대의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심리학자들은 나이를 달력에 의해 지나간 기간만 계산하는 역령(曆齡), 신체적 건강수준을 나타내는 생물학적 연령, 심리적 성숙과 적응을 가리키는 심리적 연령, 사회규범처럼 정해진 사회적 연령,자신이 스스로 느끼는 자각연령 등 다섯가지 기준에 따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 통용되는 것은 단순히 지나간 시간만을 나이로 계산하는 역령이 기준일 뿐이다.

우리나라는 65세이상 연령층이 고령화사회의 기준인 인구의 7%를 넘어 7.1%를 차지하고 있다(2000년말 현재, 통계청).

2020년에는 14.3%로 2배이상 늘어나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이라고 한다.

65세이상 노인층 가운데 취업한 노인은 25%에 지나지 않고 그 절반이 생계유지를 위해 일하고 있으며 그나마 전체 노인의 50%는 일자리가 없어 일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연구결과다.

전문화된 지식과 경륜을 갖춘 노인이 일하고 싶어도 소외된 노후를 강요당하는 셈이다.

게다가 국내 대부분의 기업은 정년을 55세로 규정해 놓고 있다.

구조조정이라는 덫은 그것마저 불안정하게 만들어 40,50대의 조기퇴직자를 양산하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가 65세이상 노인과 50세이상 퇴직자들의 사회참여를 돕기 위해 지역사회 시니어클럽을 구성, 자활 후견기관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교사 세무사 등 전문단체 퇴직자 모임을 중심으로 5월부터 시범운영을 해본뒤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란다.

오랜만에 나온 구체적 노인대책이다.

하지만 젊은이들도 취업이 어려운 판에 자칫 잘못해 50대의 독무대가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앞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