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처음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오랜 정치적 박해를 딛고 대통령이 됐고, 노벨 평화상도 수상했다는 점에서 "닮은꼴"로 여겨져 왔다.

김 대통령은 만델라 전 대통령을 현직 대통령에 준하는 의전으로 대접함으로써 첫 만남의 반가움을 나타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들답게 대화의 주제는 세계평화.

두 사람은 환담을 나눈 뒤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평화와 민주주의및 인권신장, 빈곤퇴치 등을 위해 공동 노력하기로 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6개항의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특히 우리 정부의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김 대통령은 접견후 열린 환영만찬에서 "평생을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신 만델라 전 대통령을 모시게 된 것을 우리 국민과 더불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도 "김 대통령의 통일을 향한 노력은 대부분의 나라들이 갈등해결을 위해 내가 이기고 남이 지는 해결책을 찾는 것과는 대조적인 훌륭한 접근법"이라고 밝혔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또 "한국의 휴전전을 평화공원으로 조성할 것"을 제안했고, 김 대통령은 "북한측에 이런 의견을 타진하도록 정부부처에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청와대 만찬이 끝난 뒤 이날 밤 다음 방문지인 독일로 떠났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