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과 경영] (9) '디자인에 100점은 없다' .. 김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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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세 < 이노디자인/DesignAtoZ.com 대표 >
이 세상의 모든 물건은 진화한다.
"촛불을 아무리 개선하여도 전깃불이 되지는 않는다"라는 말로 개선과 혁신을 구분하지만 전깃불도 역시 촛불이 있었기 때문에 혁신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모두 진화의 큰 바퀴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는 일.
이것이 바로 새로운 세상으로 진화하는 힘, 즉 발명이고 디자인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추구하는 디자인은 흔히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느 주말 오후에 스탠퍼드대학 안에 있는 코스에서 골프를 쳤던 일이 있다.
골프가방을 맨 채 걸어서 18홀을 돌자니 점점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마치 어깨가 내려앉는 것 같았다.
나는 골프가방의 무게를 양쪽 어깨에 나눠 보려는 생각으로 허리띠를 풀어 골프가방의 손잡이에 묶어서 마치 배낭을 매는 것처럼 양쪽 어깨에 걸칠 수 있도록 임시 처방을 했다.
골프가방을 양쪽 어깨에 걸쳐서 메고 다니니까 어깨의 부담도 훨씬 줄어들었고 양손도 마음대로 쓸 수 있어 아주 편리했다.
하나의 발명으로 골프 가방이 곧 진화하게 된 것이다.
밤새 이것저것을 구상해 다음날 디자이너들에게 개발을 지시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 골프용품 전문점에서 바로 내가 진화시키려고 했던 그 아이디어는 물론 모양도 똑같은 상품이 처음으로 출시된 것을 보았다.
제조회사는 이전에 골프가방을 한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하루아침에 생긴 회사였다.
심지어 "IZZO"라는 회사의 로고도 비슷했다.
언뜻 보니 마치 "INNO"처럼 보이는게 아닌가.
나는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아이디어가 생각났을 때 곧바로 특허를 신청하지 않고 제품 디자인에 들어갔던 나의 실수 때문이었다.
우선 급한 일을 처리하는 사이 아이디어가 새어 나간 것인지 또는 우연히 같은 생각을 했던 사람이 있었던 것인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어쨌든 IZZO사는 그 골프가방으로 굉장히 많은 돈을 벌었다.
문제는 1년 후에 다시 일어났다.
IZZO사에서 만든 골프가방보다 개선된 제품이 다른 회사에서 나왔던 것이다.
다시 한번 나는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바로 1년 전 내가 분노했을 때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을 너무 쉽사리 포기했던 점 때문이었다.
제품은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잊고 보다 진화된 차세대의 골프가방을 준비하지 않았던 점이 거듭 후회돼 깊은 반성을 했던 것이다.
디자인에 1백점은 없다.
그것은 새로운 기능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변덕 때문만은 아니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A 매슬로의 말대로 인간이란 순간을 제외하고는 만족할 줄모른다.
한 가지에 만족하면 또 다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계속 움직이는 인간의 특성이 결국 도달할 수 없는 만점을 향한 끊임없는 진화의 과정에 우리 모두를 참여하게 하고 있다.
지구상의 수많은 기업들은 완벽한 디자인을 찾아 물건과 서비스를 진화시키는 일을 통해 대부분 삶을 영위한다.
지난 1천년 동안엔 이러한 일이 주로 인간의 손에 의해 이뤄져 왔지만 앞으로 1천년간은 머리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사회는 자연히 "정보 사회"를 거쳐 "이미지 시대"로 발전할 것이다.
이렇게 세상이 변해갈수록 창조적인 아이디어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들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노출되고 진화하기 때문에 경쟁의 마지막 승리자가 과연 누구인지 분명치 않은 시대가 되기도 했다.
겨우 우리가 따질 수 있는 것이라곤 과연 그 아이디어가 누구나 쉽게 모방할 수 있는 것인지 혹은 짧은 기간 내에 더 좋은 것에 압도당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축적된 노하우에서 나온게 아니라 그저 우연히 발견된 것인지 정도를 구별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 디자인이란 이러한 끊임없는 아이디어의 전쟁이며 다행히도 새롭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무기는 누구에게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아이디어 전쟁을 인간의 굴레로 여길 것만 아니라 축복의 기회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물건이 진화할 여지가 있다는 것은 이제까지의 아이디어가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것은 이제 나에게도 기회가 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백점짜리 완벽한 디자인이 없기 때문에 우리 모두에게도 세상을 진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된 것이다.
단 디자인에 1백점이 없다는 것은 완벽한 디자인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항상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나 노력해야 한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 이제 생활의 작은 부분이라도 놓치지 말자.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자세를 생활화하자.
그것이 바로 디자인이라는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ceo@designatoz.com
이 세상의 모든 물건은 진화한다.
"촛불을 아무리 개선하여도 전깃불이 되지는 않는다"라는 말로 개선과 혁신을 구분하지만 전깃불도 역시 촛불이 있었기 때문에 혁신되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모두 진화의 큰 바퀴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는 일.
이것이 바로 새로운 세상으로 진화하는 힘, 즉 발명이고 디자인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추구하는 디자인은 흔히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느 주말 오후에 스탠퍼드대학 안에 있는 코스에서 골프를 쳤던 일이 있다.
골프가방을 맨 채 걸어서 18홀을 돌자니 점점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마치 어깨가 내려앉는 것 같았다.
나는 골프가방의 무게를 양쪽 어깨에 나눠 보려는 생각으로 허리띠를 풀어 골프가방의 손잡이에 묶어서 마치 배낭을 매는 것처럼 양쪽 어깨에 걸칠 수 있도록 임시 처방을 했다.
골프가방을 양쪽 어깨에 걸쳐서 메고 다니니까 어깨의 부담도 훨씬 줄어들었고 양손도 마음대로 쓸 수 있어 아주 편리했다.
하나의 발명으로 골프 가방이 곧 진화하게 된 것이다.
밤새 이것저것을 구상해 다음날 디자이너들에게 개발을 지시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 골프용품 전문점에서 바로 내가 진화시키려고 했던 그 아이디어는 물론 모양도 똑같은 상품이 처음으로 출시된 것을 보았다.
제조회사는 이전에 골프가방을 한번도 만들어 본 적이 없는 하루아침에 생긴 회사였다.
심지어 "IZZO"라는 회사의 로고도 비슷했다.
언뜻 보니 마치 "INNO"처럼 보이는게 아닌가.
나는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아이디어가 생각났을 때 곧바로 특허를 신청하지 않고 제품 디자인에 들어갔던 나의 실수 때문이었다.
우선 급한 일을 처리하는 사이 아이디어가 새어 나간 것인지 또는 우연히 같은 생각을 했던 사람이 있었던 것인지 아직도 알 수가 없다.
어쨌든 IZZO사는 그 골프가방으로 굉장히 많은 돈을 벌었다.
문제는 1년 후에 다시 일어났다.
IZZO사에서 만든 골프가방보다 개선된 제품이 다른 회사에서 나왔던 것이다.
다시 한번 나는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바로 1년 전 내가 분노했을 때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을 너무 쉽사리 포기했던 점 때문이었다.
제품은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잊고 보다 진화된 차세대의 골프가방을 준비하지 않았던 점이 거듭 후회돼 깊은 반성을 했던 것이다.
디자인에 1백점은 없다.
그것은 새로운 기능을 요구하는 소비자의 변덕 때문만은 아니다.
세상 모든 것이 변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A 매슬로의 말대로 인간이란 순간을 제외하고는 만족할 줄모른다.
한 가지에 만족하면 또 다른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계속 움직이는 인간의 특성이 결국 도달할 수 없는 만점을 향한 끊임없는 진화의 과정에 우리 모두를 참여하게 하고 있다.
지구상의 수많은 기업들은 완벽한 디자인을 찾아 물건과 서비스를 진화시키는 일을 통해 대부분 삶을 영위한다.
지난 1천년 동안엔 이러한 일이 주로 인간의 손에 의해 이뤄져 왔지만 앞으로 1천년간은 머리를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사회는 자연히 "정보 사회"를 거쳐 "이미지 시대"로 발전할 것이다.
이렇게 세상이 변해갈수록 창조적인 아이디어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들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노출되고 진화하기 때문에 경쟁의 마지막 승리자가 과연 누구인지 분명치 않은 시대가 되기도 했다.
겨우 우리가 따질 수 있는 것이라곤 과연 그 아이디어가 누구나 쉽게 모방할 수 있는 것인지 혹은 짧은 기간 내에 더 좋은 것에 압도당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축적된 노하우에서 나온게 아니라 그저 우연히 발견된 것인지 정도를 구별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 디자인이란 이러한 끊임없는 아이디어의 전쟁이며 다행히도 새롭고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무기는 누구에게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아이디어 전쟁을 인간의 굴레로 여길 것만 아니라 축복의 기회로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물건이 진화할 여지가 있다는 것은 이제까지의 아이디어가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이것은 이제 나에게도 기회가 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1백점짜리 완벽한 디자인이 없기 때문에 우리 모두에게도 세상을 진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된 것이다.
단 디자인에 1백점이 없다는 것은 완벽한 디자인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항상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나 노력해야 한다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 이제 생활의 작은 부분이라도 놓치지 말자.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자세를 생활화하자.
그것이 바로 디자인이라는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ceo@designato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