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월드컵 준비는 거의 한치 오차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우선 대회개최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경기장 건설이 열도 곳곳에서 매끄럽게 진척되고 있다.

숙박,교통시설은 현단계에서도 별로 걱정할 일이 없을 만큼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유치단계에서 한국보다 한 걸음 앞서갔던 만큼 개최준비도 일사불란하게 이뤄지고 있는 느낌이다.

월드컵의 일본측 개최지는 모두 10곳이다.

결승전이 열릴 예정인 요코하마를 비롯,사이타마현,삿포로시,미야기현,이바라기현,오사카시,오이타현등이다.

경기장은 오는 5월이면 거의 완공될 예정이다.

기존 경기장중 요코하마 국제경기장과 오사카 경기장이 월드컵을 치르기 위한 준비를 모두 끝낸데 이어 신축 경기장중 미야기 스타디움이 가장 먼저 이달중 완전한 모습을 드러낸다.

특히 7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은 19m,9m크기의 대형 스크린과 따가운 햇볕을 가려줄 초대형의 넓은 지붕을 갖추고 있다.

사이타마현 우라와시에 짓고 있는 경기장은 절전을 위한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중이다.

또 잔디에 공급하는 물과 화장실 세척용 물은 빗물을 걸러 사용하도록 할 만큼 자원절약과 재활용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일본은 숙박시설의 경우 기존 호텔들로도 대회를 치르는데 별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

곧 월드컵 공식 숙박업소 선정에 들어가기 위해 호텔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는등 마무리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교통시설은 세계적 철도선진국의 명성에 걸맞게 기존 철도망이 거의 완벽하게 깔려 있는데다 도로망도 원활해 일본내 수송문제는 그다지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경기장과 교통,숙박시설등의 인프라 못지않게 손님을 맞이할 일본 국민들의 준비도 원활하다.

특히 경기가 열리는 각 지방에서는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돼 자원봉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7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집회를 열어 결승전을 요코하마에 유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요코하마시 자원봉사조직은 "2002월드컵 시민모임"으로 명칭을 바꿔 지금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모임은 "시민 열명중 한명을 회원으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회원을 30만명까지 늘리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기업들은 기업들대로 월드컵 마케팅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기업들은 월드컵 엠블럼과 마스코트를 이용한 라이선스사업이 일본내에서만도 1천억엔(약 1조1천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 관련 상품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FIFA로부터 마케팅사업을 위임받은 ISL과 대리계약을 맺고 일본내 사업을 전개중인 덴쓰는 현재 각종 상품을 만드는 54개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도쿄등 12개 도시에 직영숍을 열고 5백여종의 상품을 팔고 있는 덴쓰는 직영숍 부문에서만 2002년 7월까지 모두 30억엔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또 라이선스를 따내려는 기업이 앞으로 크게 늘어나면서 상품도 3천-4천종으로 확대되고 1천억엔대의 매출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월드컵에 대한 축구팬과 일반인들의 관심과 열기 또한 상상을 초월할 만큼 폭발적이다.

일본은 입장권 예약 첫날인 지난달 15일 3백만장의 신청서가 일찌감치 동나버리는 바람에 일본 월드컵조직위가 2백만장을 긴급히 더 찍어내야 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1차 판매대상은 22만1천장으로 티켓 1장당 적어도 20명 이상의 희망자가 몰렸다는 계산이다.

이에따라 인터넷 경매사이트에는 신청서를 5백-1천엔씩에 판다는 업자가 등장했을 정도다.

일본 언론은 특히 가장 인기가 높은 일본게임 티켓을 손에 쥐려면 2백대 1의 좁은 문을 뚫어야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를 치를 인프라와 이를 움직일 소프트웨어(시민 협조),그리고 국민적 관심등에서 일본은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며 쾌조의 스피드로 준비를 진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