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몰 업계에 "퓨전(Fusion)바람"이 불고 있다.

시장옷만 판매해오던 "동대문식 패션몰"들이 아울렛매장 할인점 영화관 게임존 등을 갖춘 복합(퓨전)상가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타상가와의 차별성을 확보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목적"이라는 게 한국유통학회 최민성 이사의 분석이다.

◇시장옷과 브랜드옷이 만난다=패션몰 씨마1020은 지난 9일 부천점 6층에 아울렛매장을 열었다.

1천평 규모의 이 매장에서는 베네통 아가방 갤럭시 닉스 등 67개 유명브랜드의 이월(재고)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시장옷만 취급해오던 패션몰에 브랜드옷을 판매하는 대규모 아울렛매장이 들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씨마1020은 내달 문을 열 예정인 분당점과 청량리점(6월개장 예정)에도 아울렛매장을 들여놓을 계획이다.

대구에서는 퓨전패션몰을 표방하는 프라이비트Ⅱ가 내달 5일 문을 연다.

패션업체인 신원이 운영하는 프라이비트Ⅱ는 시장옷(1∼3층) 브랜드옷(4층) 브랜드이월상품(5∼6층)을 함께 판매한다.

신원은 상가운영방식도 ''복합적''으로 한다.

1∼3층은 분양매장으로,나머지층은 직영매장으로 운영한다.

패션몰(분양)과 백화점(직영) 운영방식을 동시에 활용하는 셈이다.

명동에는 재팬 혼모노타운이란 복합몰이 8월말께 들어선다.

이 상가는 지하1∼지상4층을 일본 캐릭터상품과 패션상품으로 채우고 지상5층에는 영화관 및 대형공연장을 유치할 계획이다.

엔터테인먼트(놀이)시설과 쇼핑시설을 결합,신세대 소비자들을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동대문식 패션몰의 ''원조''로 통하는 밀리오레도 ''퓨전화작업''을 추진중이다.

최근 명동점에 게임존을 개장한데 이어 대구점(8월개장) 광주점(10월개장)에 할인점과 영화관을 들여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퓨전몰로 변신하는 이유=''패션몰 과포화''에 따른 상가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새롭게 문을 연 패션몰은 전국적으로 30여개.

불과 1년 사이에 두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특색있는 매장구성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퓨전패션몰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씨마1020 박영상 차장의 설명이다.

소비자들의 니즈가 복합화되는 점도 한 이유다.

밀리오레의 유종환 사장은 "소비자들은 한 상가안에서 사고 먹고 즐기기를 원한다"며 "이같은 소비자들의 융합된 욕구를 충족시키는 패션몰이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