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는 저작권을 둘러싼 원작자와의 분쟁이 법정 소송으로 번지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등 홍역을 치렀다.

엔씨소프트가 빅히트를 쳤던 ''리니지''게임의 후속편을 원작자의 동의 없이 제작하려고 한데 대해 원작자가 계약위반이라며 법원에 제작금지를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회사의 주가가 4일 연속 떨어졌던 것.회사측에선 소송제기가 영업활동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내용의 홍보자료를 뿌리며 투자자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 사건은 게임산업에서 게임 하나가 기업에 얼마나 민감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게임상품은 1~2개만 ''대박''이 터져도 몇년간의 적자를 단번에 채울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다.

엔씨소프트만 해도 1998년 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작년에는 ''리니지'' 인기에 힘입어 매출액이 크게 늘면서 22억원의 흑자를 올렸다.

리니지 판매에 의한 매출액은 전체의 91%나 될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높은 이익만큼 위험도 큰 것이 게임산업이다.

상품개발에 보통 2∼3년이 소요되는 데다 출시된 작품중 성공하는 비율도 10%대 미만이다.

또 된다 싶으면 불법복제품이 나돌아 제값을 받아내기가 힘들다.

제품수명도 짧아 매출액이 들쭉날쭉하다.

작년 6∼7월 이오리스와 엔씨소프트가 코스닥에 등록한데 이어 타프시스템이 작년말 가세하면서 게임산업은 투자자들 사이에 새로운 인기 테마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올해초 코스닥 랠리때(1월2일∼2월19일) 시장 평균수익률은 66%였지만 이들은 1백11.4%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게임산업 현황=게임산업은 온라인게임 아케이드게임 PC게임 비디오게임 등으로 나뉜다.

온라인게임은 인터넷 기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하는 게임이다.

PC방이 이들의 주요 고객이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액토즈소프트의 무협온라인 게임인 ''천년'' 등이 이에 해당된다.

아케이드게임은 오락실(게임장)에 설치된 게임을 말한다.

코스닥에 등록된 아케이드게임 업체로는 ''DDR(춤추는 게임)''로 유명한 이오리스,''민물낚시''라는 가상현실게임을 출시한 지씨텍,축구게임인 ''버추얼 스트라이커''의 현대세가엔터테인먼트 등이 있다.

PC게임은 주로 CD형태로 유통되는 게임으로 타프시스템과 장외기업인 소프트맥스 등이 여기에 속한다.

타프시스템은 3차원게임인 ''대물낚시광''이라는 히트상품을 갖고 있다.

소프트맥스는 역할분담게임인 ''창세기전'' 시리즈를 출시한 업체로 오는 4월중 코스닥위원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국내 게임산업은 외국기업들에 의해 거의 장악되고 있다.

비디오게임의 경우 일본의 소니 닌텐도 세가 등이 국내시장을 완전히 독식하고 있다.

아케이드게임 및 PC게임의 경우도 외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대략 70∼80% 수준이다.

국내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분야는 온라인게임이 고작이다.

◇실적 및 주가전망=지난해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게임업체들의 실적은 우수한 편이다.

특히 엔씨소프트의 경우 2000년 매출액이 5백82억원으로 전년보다 6백27.5%,당기순이익은 22억원으로 3백78.2% 늘었다.

타프시스템과 이오리스도 매출액이 1백%를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게임산업에 대한 전망은 전문가별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국내시장의 경우 조만간 포화상태에 도달,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1998년 1천5백개에 불과했던 게임방이 지난해까지 13배 정도인 2만개로 늘었다.

지금보다 게임산업의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은 없지만 그렇다고 과거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작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콘텐츠를 갖추고 있으면서 다른 업체들과는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가진 업체들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실적 차별화가 전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게임 업체들은 성장성이 떨어지는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이미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7월 대만의 게임 유통회사인 겜마니아와 ''리니지''의 라이선스계약을 체결,3개월 만에 누적가입자수가 30만명에 달하는 대성공을 거뒀다.

장외기업 가운데도 액토즈소프트가 대만 중국 등에 작년부터 ''천년''을 수출하고 있는 등 선전하고 있다.

도움말 주신분=노미원 대우증권 연구원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