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유럽공장에서 자사의 차량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유럽 미국 등 해외수출 차량 판매시 다임러의 할부금융사인 데비스(DEBIS)를 이용해달라는 제의를 받은 상태여서 양사의 제휴범위는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13일 "다임러가 자사의 유럽공장에서 현대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제안해와 검토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유럽 어떤 공장을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지만 네덜란드의 네드카 공장 등이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드카 공장은 미쓰비시와 스웨덴 볼보가 합작해 세운 법인으로 볼보가 포드에 매각된 후 볼보 지분을 다임러가 인수했다.

국내외 자동차업계는 현대차가 유럽에 생산기지를 갖고 있지 않아 대우자동차 폴란드공장(FSO)을 인수하지 않을 경우엔 다임러 공장을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의 다른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FSO는 시설이 낙후돼 인수하더라도 설비를 새로 구축해야 하는 데다 폴란드 정부와의 계약 문제 등이 남아있어 인수에 부정적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임러 네드카 공장의 경우 미쓰비시 라인이 깔려있어 현대자동차 생산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부문 제휴와 관련,현대차는 데비스의 닥터 골드만 회장이 최근 방한해 정몽구 회장에게 현대차의 해외수출 차량 판매시 데비스의 할부금융제도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현대는 현재 미국에는 HMFC라는 자체 할부금융사를 갖고 있으나 유럽에는 금융회사가 없어 데비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긍정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사는 14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승용차용 엔진공유를 위한 2차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