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에 무선인터넷 동영상 솔루션 원천기술을 제공한 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국산 무선인터넷 동영상 솔루션 기술을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최근 퀄컴에 자사의 무선인터넷 동영상 솔루션인 "SIS(Simple Image Service)"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네오엠텔의 이동헌(34)사장.

그는 요즘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만큼 바쁘게 살고 있다.

지난해부터 퀄컴과 지루한 줄다리기를 계속해온 협상은 무사히 끝났지만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일들이 눈앞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고 브라질에 지사를 세우는 일도 마무리 단계다.

한마디로 하루를 48시간처럼 쪼개 쓰고 있는 것이다.

네오엠텔이 퀄컴에 공급키로 한 SIS는 무선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전송하는 기술.

휴대폰으로 움직이는 그래픽을 보낼 수 있게 하는 솔루션이다.

네오엠텔이 지난해 개발했으며 동영상 파일을 최대 1백분의 1까지 압축, 전송할 수 있다.

퀄컴은 네오엠텔과의 계약으로 오는 2.4분기부터 생산하는 CDMA칩에 SIS를 탑재하게 되며, 네오엠텔은 퀄컴으로부터 로열티를 받게 된다.

한국 벤처의 무선인터넷 동영상 솔루션이 퀄컴이 생산한 칩에 실려 전세계로 퍼져 나가고 게다가 로열티 수입까지 올리게 되는 것이다.

네오엠텔이 SIS를 개발하게 된 것은 조금 엉뚱하다.

지난 99년 무선인터넷을 통한 동영상 서비스를 준비하던 네오엠텔은 제대로 된 무선인터넷 동영상 솔루션이 없다는 것을 알고 스스로 만들어 쓰기로 했다.

주력 사업을 위한 도구로 개발한 솔루션이 오히려 네오엠텔의 주력 사업으로 뒤바뀐 것이다.

네오엠텔은 해외 진출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좁은 한국 시장보다는 세계를 목표로 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세계를 여섯개 거점으로 나눠 지난 여름부터 본격적인 해외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각 지역 이동통신회사와 휴대폰 개발업체들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으며 계약이 완료되면 곧바로 현지에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각각의 지역에서 협상이 마무리 단계이며 조만간 중국 브라질 이스라엘 일본에 합작법인을 세우게 된다.

해외 시장에 힘을 쏟고 있긴 하지만 이 사장은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도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재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은 기대보다 작지만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지난해에는 무선인터넷이 매스컴의 주목을 받으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됐지만 실제로 시장은 작았다.

휴대폰 보조금이 폐지되면서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단말기의 보급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올해부터는 이동통신회사들이 적극적인 무선인터넷 가입자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고 일반인들도 무선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커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근 기자 cho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