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Economist 본사 독점전재 ]

미국 신경제의 상징인 나스닥지수는 지난 1년동안 60%정도 폭락했다.

세계 전체적으로도 1년전 최고치에 비해 주가가 20%이상 하락했다.

작년 한햇동안 미국증시에서만 국내총생산(GDP)의 40% 수준인 4조달러가 날아갔다.

최근의 주가하락은 과거 어느때보다 경제에 더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증시 절대규모가 커졌을뿐더러 국가소득과의 관계 또한 예전보다 훨씬 밀접해졌기 때문이다.

증시침체로 일반인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식는다면 경제에 상상하는 것 이상의 심각한 변화를 야기할 것이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증시에 투자된 자본은 35조달러로 전세계 GDP의 1백10%에 달한다.

1990년에 비해 무려 40%가 늘어난 수치다.

미국인들의 절반이상이 주식을 갖고 있다.

독일인들도 3년전에 비해 두배가 늘어난 인구가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

요즘은 사회주의 국가도 예외가 아니어서 중국에서조차 주식열기가 뜨겁다.

주식투자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식보유자 증가로 부(富)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노동자들의 기업관을 변화시켜 기업활동의 자유도 신장시킨다.

또한 주식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더욱 많은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기업에 이익창출 압력을 행사하는 긍정적 효과도 낳는다.

즉 올바른 증시문화는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보장한다.

강세증시는 특히 신생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쉽게 만들어 은행대출 의존도를 낮춰준다.

은행대출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가장 위험하고 불안정한 수단이다.

증시침체가 새롭게 탄생하고 있는 주식문화를 죽일 것인가.

해답은 악화되고 있는 증시상황이 얼마나 빨리 회복되느냐에 달렸다.

증시는 지난 87년 블랙먼데이 이후처럼 급속히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전통적인 잣대로 볼때 현재 주가는 고평가된 측면이 있다.

또 주식은 천장에서는 과열되고 바닥에서는 지나치게 냉각되는 속성이 있다.

증시침체는 이미 일본과 이머징마켓에서 주식투자 열기를 약화시켰다.

그러나 시간이 좀 흐르면 장기적으로 강력한 구조적인 힘이 지속적으로 증시를 지지해줄 것이다.

공공연금이 노령인구 증가로 압력을 받음에 따라 각국 정부는 개인연금으로의 전환을 장려하고 있다.

결국 이들 연금은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살찌게 만들 것이다.

일본에서도 급속히 늘어나는 노령인구로 연금재정이 큰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수개월간 미국증시에서 신규자금 유입은 거의 고갈됐다.

이것은 미국 자본가들의 ''먹이사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가들도 자금조달이 어렵게 된다.

특히 소액 개인투자자들의 주식에 대한 열정은 상당히 식었다.

요즘 미국에서 데이트레이딩은 과거의 경우처럼 단순한 소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나쁜 일이 아니다.

소액투자자들이 장기투자를 할 경우에는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주식문화는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 문화에는 새로운 지혜가 추가될 것이다.

주식인구가 늘어난다는 것은 리스크없이 벼락부자가 되겠다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다.

이는 기업의 경영상태를 감시하는 눈길이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또 증시가 한 미국 닷컴기업 분석가보다는 명석한 여러 분석에 의해 이끌어져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등락은 있겠지만 증시에 돈을 벌 수 있는 건전한 공급기회가 제공되는 한 주식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정리=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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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3월10∼16일)에 실린 ''Waking up to equity risk''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