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은 고객으로부터 창출된다.고객을 만족시켜라''

참으로 단순하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말이다.

왜 이토록 어려운 것일까.

아마도 고객만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만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고객만족 경영 패러다임은 해를 거듭하면서 발전돼왔다.

이제는 단순히 고객을 만족만 시켜서는 수익성이라는 또 다른 토끼를 잡기가 힘들어졌다.

고객과 관계를 맺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고객의 재구매 상황까지도 예상해 응대해야만 고객으로부터 기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고려해서 고객관리를 하는 것,여기에 발전된 테크놀로지를 도구로써 응용하는 것,이것이 요즘 말하는 CRM(고객관계관리)이 아닐까 한다.

나는 ''울고 웃는 고객이야기''와 ''서비스마케팅'' 이후 내심 이 책의 출간을 기다려왔다.

바로 고객만족경영의 석학인 이유재 서울대 교수와 미국에서 CRM 실무에 종사하고 있는 최정환 박사가 만나 함께 쓴 ''죽은 CRM 살아있는 CRM''(한언,1만5천원)이다.

CRM은 일반인에겐 생소한 개념이겠지만 기업인들에겐 매우 친숙하면서도 부담스러운 단어다.

국내에 소개된 지 3년 정도 지났고 많은 기업들이 CRM을 도입하고 있지만 그 성공여부에 대한 소식은 마치 폭풍전야를 맞이하는 심정처럼 초조하기만 하다.

이 책은 다른 책들과 달리 CRM을 도입해야 하는 이유와 기술적인 CRM 도구들을 나열하지는 않는다.

그러면서 ''CRM이란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무슨 뜻일까.

CRM에 거액을 투자했다고 해서 성과가 저절로 굴러 들어오지는 않는다.

모든 종업원과 경영진이 CRM 마인드를 습득하고 실천에 옮겨야 비로소 고객의 발길을 자신의 기업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책은 죽은 것이 아닌 ''살아있는 CRM''이 되기 위한 실천 방법까지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아하!''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고객은 항상 인간적인 대접을 원하고 있다.

이 책은 독자와의 인간적인 접촉을 시도한다.

그래서 나는 책의 내용과 문장에 모두 매료돼 버렸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고객만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것이 처음부터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것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둘은 따로 떨어져 실천돼서는 안 되는 것이었으며 궁극적으로 동전의 앞뒷면 같이 근본은 동일한 목표였던 것이다.

한 권의 시집이 마음을 풍요롭게 하듯 이 책은 나의 비전을 더욱 명확하게 만들어 줬다.

고객만족경영 위기론이 대두하는 요즘 살아있는 CRM을 통해 다시 한번 ''고객''을 생각하게 됐다.

허태학 삼성에버랜드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