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5세 이상 인구 가운데 10% 정도가 고통받고 있는 치매.이 질병은 비단 고령 인구에게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40-50대의 중장년층도 적지 않게 걸린다.

이른바 "초로기성 치매"라는 병이다.

오는 16일 밤 10시에 방송되는 MBC 특별기획 드라마 "길모퉁이(연출 신호균)"는 치매에 걸린 50대 초반의 여성이 가족들에게 준 아픔과 상처,그리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여성의 시각으로 그린 드라마다.

중견 탤런트 고두심씨가 치매를 앓는 주인공 우경희로 출연한다.

경희는 원자력발전소 연구원인 남편 서정국(정욱)과 두 딸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다.

겉으로 유복해 보이는 경희는 세련된 남편으로부터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결혼 생활내내 인간적,성적으로 소외된다.

여기에 아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시어머니(김용림)는 가난한 집안출신인 경희를 철저하게 무시한다.

경희는 남편과 시어머니의 보이지 않는 학대를 이겨내기 위해 자식들을 지나칠 정도로 사랑한다.

하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만으로는 소외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녀는 결국 심장약 각성제 등을 습관적으로 복용하게 된다.

이렇게 살아오던 그녀는 어느 날부터인가 자신도 모르게 아무곳에서나 오줌을 싸기 시작한다.

심지어 시어머니를 알아보지 못하고 시어머니의 얼굴에 남편 여자제자들의 얼굴이 겹쳐지면서 폭력을 행사하기에 이른다.

초로기성 치매에 걸린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희를 두고 가족들은 각기 다른 모습을 보인다.

작가 한소진씨는 "치매에 관한 TV 다큐멘터리를 만들기 위해 자료들을 준비하면서 국내에서도 초로기성 치매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번 드라마를 통해 가족들의 관심만으로도 초로기성 치매를 어느정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