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조 록밴드 "플라워"는 지난 겨울 내내 활짝 피어 있었다.

지난해말 발표한 앨범 "해룡의 슬픈 러브스토리"의 타이틀곡 "끝없는(Endless)"이 KBS 드라마 "눈꽃"을 통해 인기를 얻었기 때문. 그 싱싱한 활력과 요염한 자태를 17,18일 정동이벤트홀에서 뽐낼 예정이다.

최근 부산 수원 대구로 이어진 전국 투어를 마치고 서울 팬들을 위한 콘서트로 마련한 자리다.

이번 공연은 제목도 재미있다.

"인기폭발 직전-위기일발".라이브공연 때마다 엽기적인 복장을 하고 또 그런 음악으로 관객들을 즐겁게 한 플라워가 이번에도 요상한(?)테마로 관객을 맞는다.

플라워는 공연중에 가끔 이런 말을 한다고 한다.

"우리는 록음악을 하는 록밴드입니다"라고.록밴드란 사실을 팬들이 몰라줘서 그럴까.

그런 건 아닐테다.

그들의 록은 묵직하고 심각한 주제와 사운드를 관객들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록만이 음악의 전부라고 말하지 않는다.

때론 임산부복을 입고 나와서 신바람 이박사처럼 공연장을 나이트클럽으로 만들기도 한다.

플라워의 공연을 찾는 관객들은 그런 자유로움에 취하게 된다.

"우리는 록밴드"란 얘기는 결국 록의 순수성과 정신을 잊지 않겠다는 독백이나 다름없다.

플라워의 멤버는 카운터테너 처럼 고음을 거뜬히 소화해내는 보컬 고유진,스카이 안재욱 김정민에게 곡을 준 히트곡제조기 고성진(기타),우디 알렌을 좋아해 이름도 그렇게 지어버린 김우디(베이스).

고성진과 김우디는 이미 10년 이상의 음악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그래서 데뷔때도 원숙함이 묻어나는 음악으로 눈길을 끌었다.

"멤버 하나 하나 떼놓고 보면 그저 평이할 뿐인데 셋을 모아놓으니 참 묘한 조화를 이룬다"는 게 플라워의 최대 매력이다.

이번 공연은 프로페셔널로 질주하는 그들의 연주와 음악에 대한 사랑을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라 할 수 있다.

(080)538-3200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