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시한 기관들은 크게 늘었지만 대부분 회사측 제안에 찬성하는 쪽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관들이 회사편만 들고 소액주주의 권익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5일 증권거래소는 투신운용사 등 기관들이 올 정기 주총에서 행사할 의결권공시사항을 집계한 결과, 총 대상 상장사수와 공시건수는 각각 49개사, 3백1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개사, 1백33건에 비해 각각 75%, 1백36.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공시건수 3백14건 가운데는 삼성전자 사외이사선임에 관련된 건수가 5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들 의결권 행사내용을 공시한 59개 기관중 38개가 삼성전자 이사회가 추천한 이학수 삼성구조조정본부장을 지지하고 참여연대가 소액주주를 모아 추천한 전성철 세종대 국제대학원장에 대해서는 대부분 반대의견을 개진, 회사측을 지지했다.

삼성전자외에도 올해 기관투자가들이 사전에 의결권행사내용을 공시한 49개사중 48개사가 임원선임건이었으며 관련공시 3백14건중 2백54건이 회사안에 대한 찬성인 반면 반대는 1건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다음으로는 포항제철(35건), SK텔레콤(29건), 삼성SDI(29건) 등의 순이었다.

기관별로는 투신운용사가 전체 3백14건중 2백14건을 차지, 가장 많았고 증권투자회사(뮤추얼펀드)가 56건으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은행들은 44건으로 투신운용 및 뮤추얼펀드에 비해 의결권 행사공시가 저조했으며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21%나 행사건수가 줄어 경영권 관련 영향력 행사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