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등 대기업의 올해 임원승진 인사에서 서울대 출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능력중시의 인사정책이 가져온 "학맥파괴" 현상으로 풀이된다.

15일 한국경제신문이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자동차등 대기업의 임원 승진인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 출신의 숫자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와 고려대 출신의 비중도 감소했다.

대신 외국대학 졸업자와 지방대 출신자의 승진이 두드러지게 늘어났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엔 1백48명의 승진임원중 서울대 출신은 9명(6.1%)에 불과했다.

현대.기아자동차도 총 1백8명의 승진임원 가운데 서울대 출신은 14명(12.9%)뿐이었다.

LG전자 역시 44명의 임원승진자중 6명(13.6%)에 그쳤다.

SK(주)가 32명중 6명(18.7%)으로 다른 대기업에 비해 서울대 출신의 비중이 다소 높았지만 상장기업 평균보다는 훨씬 낮았다.

지난 9월 상장사협의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 임원중 서울대 출신의 비중은 무려 30.6%에 달했다.

연세대와 고려대의 비중도 감소,서울대를 포함한 소위 3개 명문대학 출신의 승진 임원의 숫자는 삼성전자가 34명(22.1%)로 상장사 평균 54.6%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현대.기아자동차와 LG전자도 각각 30명(27.7%)과 13명(29.5%)에 불과했다.

반면 지방대 출신 승진 임원들의 숫자는 대폭 늘었다.

삼성전자에서는 38명으로 25.6%를 차지했다.

상장사 평균(10.3%)의 두배가 넘는 비율이다.

LG전자는 17명(35%),현대자동차는 27명(25%)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현상은 인사의 학맥.엘리트주의가 파괴되고 철저히 실적과 업무 전문성에 의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근 인사에서는 철저히 실적에 근거한 평가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며 "출신 학교나 학력은 이제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