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과 모리 요시로 일본총리간의 미.일 정상회담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미.일발 위기설이 거론될 정도로 세계경제 불안이 심각한 탓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세계경제를 구할 만한 상호 협력방안이 나올지가 최대 관심사다.

그동안 시장개방압력등 일본을 몰아쳐온 미국이 일본의 사정을 얼마나 봐줄지도 주목거리다.


◇의미있는 대책이 나올까=세계 경제에 도움이 될만한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 편이다.

부시 대통령이나 모리 총리 둘 다 양국의 경제상황을 어둡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야마모토 마사유키 외환담당 부사장은 "엔저 유도 등 2~3개의 경기회복 방안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의 말대로 이번 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엔화 약세를 용인할 공산이 크다.

이와 관련,일각에서는 미국이 달러당 1백40엔까지 엔화 약세를 눈감아 줄지 모른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미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약화와 급증하는 미 무역적자를 감안할 때 그렇게까지 엔저를 묵인해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백25~1백30엔 정도까지만 용인해줄 가능성이 높다.

엔저 용인은 미 정부의 ''일본 봐주기''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미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감내하더라도 사정이 더 급한 일본 경제부터 살려놓기 위해서다.

일본 금융권의 조속한 부실채권 처리와 통화량 확대 방안도 거론될 전망이다.

일본측은 조속한 감세 실시와 지속적인 금리인하 정책을 미국측에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일본의 시장개방 확대 및 미국의 통상압력 문제도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이를 종합할 때 두 정상은 △점진적인 엔저 유도 △일본의 금융개혁 가속화 △미 감세 조속 실시 △저금리 정책을 통한 통화량 확대 등의 경기회복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효과를 낼까=엔저는 일본 주가 상승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일본 기업들의 수출채산성을 높여 악화일로인 기업 실적을 어느 정도 다독거릴 수 있기 때문이다.

통화량 확대는 신용경색에 빠진 양국 자본시장에 숨통을 터주면서 기업 자금난을 완화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금리 동반인하는 정상회담에서 나올 공동 대응책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정훈 국제전문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