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이다.

골프 연습장에 들어서니 타석의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그것이 미모에 대한 시선이었으면 좋으련만,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시선이었을 것 같다.

"저렇게 젊은 사람까지 골프치겠다고 나서니 골프치기 점점 힘들어지겠군"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그 시선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골프 인구가 늘어난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아군이 생긴 것 같아 반가우면서도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3년 동안 골프 인구는 젊은 층으로 많이도 확대되었다.

처음에 내게 골프는 오르기 힘든 높은 산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빼입어야하는 골프웨어도,비싼 골프채를 감당하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젊은 다수가 지나가니 길이 생겼다.

더 이상 고급채와 값비싼 옷,고급차만으로 골프장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을 열심히 검색해 다른 사람이 쓰던 중고채를 구하고,동대문시장에서 마음껏 코디한 옷으로 골프장을 찾기도 한다.

연습장 프로에게 전수받는 레슨이 전부이던 것에서 각종 서적이나 웹서핑 등을 통해 탄탄한 이론으로 내 자신의 골프를 무장시키고 있다.

정말 싱싱하고 건강하게 체질개선이 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나 골퍼라는 소프트웨어는 이렇게 변한 반면,하드웨어는 좀처럼 변할 줄을 모른다.

여전히 시사 고발 프로그램의 주제가 "사치,과소비"일 때 골프는 단골 손님으로 등장한다.

90명의 서민 골퍼를 두고 10명의 귀족 골퍼에게 포커스를 맞추기 때문이다.

4명이 한번 골프를 치기 위해서는 소 한 마리값을 지불해야 할 정도로 그린피는 계속 오르고 있다.

10명의 귀족 골퍼에게 맞추어진 뭇 시선과 그린피는 90명의 서민 골퍼를 갈수록 힘들게 한다.

점점 비싸지는 그린피를 보며 "골프가 너무 재미있으니 안 치고는 못 배길 걸"이라고 놀리는 것 같아 억울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걸 어떻게 골프장 탓이라고만 하겠는가?

골프장도 기업인데 적자내며 장사할 수는 없을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통은 점점 커가고 옷은 턱없이 작으니 모두가 갑갑하다.

골퍼는 골프장 탓,골프장은 세금탓,세금은 또 그 나름대로의 이유...

답이 안나오는 하소연이 된 것 같아 미안한 글이 되었다.

누구나 골프장을 동네 공원처럼,볼링장처럼 드나들 수 있게 하는 이 마법의 열쇠 고리는 대체 누가 쥐고 있는 걸까?

고영분 moon@golfsky.com 골프스카이닷컴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