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놀이의 창시자 김덕수(49)씨가 ''김덕수패 사물놀이''에서 사물놀이를 떼내고 장구독주에 나섰다.

1957년 조치원 난장에서 장구치는 무동(舞童)으로 예인의 길에 들어선 후 처음 갖는 장구독주회다.

그의 장구독주는 지난 16일 일본 공연을 시작으로 한국(4월)과 프랑스(5월)에서 잇따라 열린다.

도쿄 긴자의 아사히홀에서 마련된 일본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1천2백석을 가득 메운 일본 관중은 장구의 흥겨운 가락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김씨는 "장구독주의 자유스러움과 명확한 표현이 청중들을 매료시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구는 꽹과리 징 북 등과는 달리 독주가 가능하다.

음률이 없는 타악기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음량과 고저 등을 통해 다양한 변주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장구 하나로 무대에서 한시간을 버틴다는 것은 모험일 수밖에 없다.

김씨는 "장구를 메고 풍물과 무속가락을 넘나들면서 자신의 공력(功力) 및 한계를 동시에 시험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독주에선 한국의 재즈로 불리는 ''산조''가락들이 등장한다.

연주자의 능력에 크게 좌우되는 즉흥곡들인 데다 김씨 자신이 전래 산조를 바탕으로 재창조한 곡들이다.

그는 공연의 1부를 장구산조 독주로 이끌어간다.

2부에선 피아노협연의 ''경기도당굿''과 바이올린 협연의 ''서울대감놀이''를 선보인다.

이어 피아노 바이올린 장구가 어우러진 ''쾌지나 칭칭나네''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김씨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다시 한번 ''음악의 혁명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사당패 시절 ''장구의 천재''로 불리다가 1978년 사물놀이를 창조했고 이제 장구독주의 새장을 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장구독주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갈지 나 자신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 공연은 내달 5∼7일 오후 7시30분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