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위탁계좌를 관리하는 투자상담사가 과도한 임의매매행위를 해 손해가 발생했다면 투자상담사를 고용한 증권회사측도 책임이 있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계약직으로 채용한 투자상담사의 매매행위에 대해선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펴온 증권회사측에 분명한 배상책임을 묻는 것이다.

이에따라 투자상담사의 위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투자상담사 개인에게서만 변제받거나 아예 손해배상에 대해 포기했던 다른 투자자들의 유사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법 남부지원 민사합의3부(재판장 임종윤 부장판사)는 21일 주식거래를 위임받은 증권사 투자상담사의 임의매매로 손해를 봤다며 오모(50)씨가 한화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한화증권은 직원의 불법매매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투자상담사 김모씨가 원고로부터 포괄적 위탁매매를 위임받았다고 해도 김씨가 회사의 거래수수료 증대를 위해 2개월간 2백여차례에 걸쳐 매수.매도를 반복한 것은 임의매매행위로 불법"이라고 밝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