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골프장에 부킹이 되면,먼저 바람이 심한 코스인가 아닌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골퍼들이 많다.

그러나 나의 경우는 바람이 심한 코스가 많은 골프장이라면,오히려 도전하고 싶은 의욕이 솟아나곤 하였다.

초보 주제에 바람 없는 골프장만 찾아가기를 즐겨한다면,핸디캡을 언제 줄여나갈 것인가.

그래서 바람이 심하다는 소문이 있는 골프장을 일부러 찾아다니는 편이다.

예를 들어 슬라이스나 훅을 다반사로 저지른다면,바람이 그 결함을 극대화시켜 제시해 주기 때문에 자신의 스윙을 어떤 식으로 교정해야 할 것인가를 정확하게 알려주었다.

또한 강한 앞바람일 때,바람을 의식해 힘주어 스윙하면,공은 십중팔구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뒷바람일 경우 역시 ''이때다''하고 또한 힘을 주어 골프채를 냅다 꼰질러 박으면,공은 필경 십여미터 굴러가다 멈추곤 하였다.

어떤 때는 티샷으로 날린 공이 허공을 기세좋게 날아가다 맞바람과 마주쳐서 허공에 딱 멈추어 섰다간 뒤쪽으로 날아와서 떨어지는 광경도 경험한 적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바람이 심한 날에 비거리를 손해만 본 것도 아니었다.

파3홀에서 때마침 뒷바람이 불어와 몽매에도 그리던 버디를 잡은 경험도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람에 농락당하지 않는 결정적인 한 마디를 나의 레슨선생인 김영균씨가 알려 주었다.

바람이 부는 날일수록 힘을 넣지 말고 애써 리드미컬한 스윙을 하라는 것이었다.

즉 바람이 심한 날일수록 올바른 스윙을 하라는 뜻이었다.

벙커샷을 할 때 바닥에 굵은 모래가 깔려 있을수록 스윙을 부드럽게 해야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였다.

바람 속 플레이의 최상의 비결은 바람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바람에 따르는 것이라는 명언을 영국의 한 골프평론가가 남겼다고 한다.

이런 명언을 어찌 골프에만 적용할 것인가.

인생의 여정에서 겪는 고통과 갈등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풀어야 한다는 것은 반추해 볼 만하다.

jykim@paradise.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