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각국의 주요 언론들은 앞다퉈 이 소식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 미국 =CNN방송은 21일 서울발 기사에서 정 회장의 사망소식을 자세히 전하며 "정 명예회장은 경제 기적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에서는 거의 ''신화적 존재''로 여겨져 왔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인터넷판에서 정 회장의 별세 소식을 보도하면서 "그의 사망으로 현대그룹의 북한내 각종 사업진로가 불투명해졌다"고 분석했다.

◇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2일 강원도 빈농출신인 정 회장이 현대그룹을 일궈낸 배경을 전하며 "그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한 주역이었다"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의 재계인사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채산성과는 상관없이 금강산 관광사업을 시작함으로써 남북한 교류의 물꼬를 텄다"고 고인의 행적을 소개했다.

또 교도통신은 정 회장이 지난 92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같은해 12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는 사실도 곁들여 사망소식을 보도했다.

◇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정 회장의 별세 소식을 사망 당일인 21일 신속히 전하며 "현대그룹의 발전사는 한국경제 발전사의 축소판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정씨는 가난에서 일약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기업인들중 한명으로 부상했다"며 "한국 경제계의 거물"이라고 지칭했다.

이어 중국 관영 신문들은 22일 신화통신의 이러한 보도를 게재했다.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정 회장의 사망이 현대그룹 해체를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21일 서울발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정 회장의 건강악화로 아들들 사이에 승계를 둘러싼 갈등이 촉발됐으며 그로 인해 그룹이 분할되고 현대건설과 현대전자 등 일부 핵심기업들이 부도위기에 몰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BBC방송도 이날 어린시절 가난을 딛고 거부로 일어선 정 회장의 삶을 조명하면서 사망소식을 전했다.

이 방송은 북한에서 태어난 정 회장이 얼마전까지도 노익장을 과시하며 북한 관련사업을 벌이는 등 정열적으로 일하다가 숨진 것으로 묘사했다.

워싱턴.뉴욕.도쿄.베이징 =양봉진.육동인.양승득.한우덕 특파원 yangbongjin@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