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중계의 방송사 횡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플레이오프전을 중계하는 방송사들이 생중계를 빌미로 한국농구연맹(KBL)측에 경기시간 변경을 요구,경기 시작 시간이 자주 바뀌고 있다.

4∼6위 팀이 4강 진출 티켓을 놓고 벌인 플레이오프 1회전 5경기 가운데 2경기가 KBL이 정한 제시간에 열리지 않았고 4강 플레이오프전 때도 3경기의 시작 시간이 앞당겨졌다.

방송사들의 경기시간 변경 요구는 예외없이 시작 시간을 1시간 가량 앞당기는 것으로 이 때문에 늘 같은 시간에 경기가 열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 팬들은 경기 도중 입장하는 황당한 경우를 당하고 있다.

지난 19일 수원에서 열린 삼성-SBS 경기에는 1쿼터 중반께 갑자기 팬들이 몰려들어 구단 관계자들에게 "왜 벌써 경기가 시작됐냐"고 항의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오후 7시 경기가 오후 6시로 앞당겨지는 통에 경기시간을 맞출 수 없는 팬들이 경기관람을 포기하는 일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방송사가 중계방송을 빌미로 부리는 횡포에 대해 KBL은 속수무책이라고 실토한다.

프로농구 발전에 필수적이라는 경기 생중계가 오히려 프로농구의 정상적인 운영과 발전을 좀먹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