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외환당국의 두 차례에 걸친 구두개입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13원 넘게 치솟았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 마감가보다 13.30원 오른 1,31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외환당국이 오후 들어 다시 구두개입에 나서며 국책은행을 통해 물량을 공급하자 1,316원선에서 숨을 고른 뒤 장 막판 상승세를 강화했다.

막판 피치를 올린 강세는 런던 역외선물환(NDF)시장이 열리면서 미처 헤지하지 못한 달러화에 대한 수요를 일으키며 촉발했다. 산발적인 공급물량은 수요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다.

외환당국의 오후 구두개입은 달러화 급등세를 억제하는데 그쳤다. 재경부 관계자는 오후 2시 47분 경 "특정 통화환율의 변동에 지나치게 연동돼 움직이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국책은행의 매물은 물량이 크지 않아 역외세력의 헤지수요를 비롯한 수요에 금새 흡수돼 버렸다. 역외세력은 주식 자금에 대한 헤지를 위해 달러를 매수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업도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결제수요를 미리 확보하러 나서면서 환율 상승세를 더했다.

이날 환율은 다소 달러/엔과의 연동 고리를 벗어난 듯 한 모습을 보였다. 달러/엔의 상승에는 민감하게 반응한 반면 달러/엔이 반락하는데는 둔감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23.90원까지 오르는 강세를 나타내면서 환율을 밀어올렸다. 이후 달러/엔 환율은 123엔대 후반으로 되밀려 등락을 거듭했다.

앞서 오전장 환율은 1,31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엔은 123엔대로 바짝 하향접근하다 되올라 123엔 후반에서 거래됐다. 미국이 러시아 외교관에게 추방명령을 내렸다는 소식에 달러화에 대한 숏커버 매수세가 일면서 달러/엔이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달러/엔이 오를 때 마다 역외세력은 매수에 들어왔고 정유사 등의 결제수요도 꾸준했다. 반면 업체는 고점이 확인되기 전에는 물량을 내보지 않겠다는 눈치였다.

외환당국은 오전 10시 24분 경 환율 상승세를 잡기 위해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시장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경닷컴 백우진기자 chu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