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목사 세습 논란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개신교계의 대표적 교회인 서울 압구정동 광림교회 김선도(70) 목사가 이달 25일 은퇴하면서 담임목사직을 아들인 김정석(40) 부목사에게 승계키로 한 것이 계기다.

감리교 최대 교회인 광림교회는 이날 오후 3시 대예배실에서 김 목사의 은퇴 및 김 부목사의 취임 예배를 함께 열 예정.

평안북도 선천 출신인 김 목사는 감리교 신학대를 졸업하고 1971년부터 광림교회 담임목사를 맡아 30년 이상 시무하면서 광림교회를 교인수 8만여명의 대형교회로 키웠다.

그러나 김 부목사가 담임목사를 승계하는데 대해 개신교계 안팎에서 ''대물림''이라는 등의 비판론이 거세지고 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과 기독시민사회연대 등 9개 기독교 단체 대표들은 지난 22일 서울 종로 5가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습결정의 즉각적인 철회와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담임목사직 부자 세습은 복음정신과 한국교회의 건강한 발전을 정면에서 거스르는 반성경적 행위"라며 "우리 사회에 팽배한 도덕적 냉소와 체념을 부추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23일 교회별로 담임목사 세습중단을 촉구하는 회개 기도회를 연 이들은 25일에는 광림교회 앞에서 침묵집회 및 가두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반면 광림교회측은 "김 부목사의 담임목사 취임은 김 목사의 아들이어서가 아니라 지난 3∼4년간의 선교실적과 교회활성화 기여도 등을 종합평가한 결과 가장 우수했기 때문"이라며 "세습으로 몰아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이 교회 박동찬 목사는 "개교회가 재산 소유권을 갖는 장로교와 달리 감리교는 유지재단이 재산소유권을 갖기 때문에 교회재산을 세습한다는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은 기윤실 등의 ''담임목사 세습반대'' 동참요청에 대해 "후임 목회자 청빙은 그 교회와 교단의 정해진 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할 일"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교회세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이 문제에 직접 개입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