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업자와 유사금융사의 초고금리 대출로 피해를 입는 서민들이 많아짐에 따라 정치권에서 이자제한법의 부활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당 당직자들에게 "이자를 제한하는 등 대책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더욱 활기를 띄고 있다.

<>정치권 움직임=민주당은 23일 당4역회의를 열어 이자제한법 부활 검토를 공식화했다.

남궁석 정책위 의장이 "필요할 경우 법안을 만들겠다"고 하자 박상규 사무총장도 "김 대통령도 어제 검토하라고 말씀했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은 현재 정책위를 중심으로 재정경제부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법안 부활을 포함해 사금융의 고금리 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심하고 있다.

당 정책위 관계자는 "신용불량자들은 은행 등 제도권 금융사에서 돈을 빌릴 수 없기 때문에 고리사채를 얻어 쓰고 있다"며 "이들을 사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는 별도로 민주당 송영길,한나라당 김원웅 의원 등 "정치개혁을 위한 의원모임"에서도 4월 임시국회 발의를 목표로 이자제한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한 의원은 "카드사 등 여신금융업체의 영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법 적용범위나 연이율 상한선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이미 연리 40%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이율상한선을 정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4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밖에 민주노동당과 참여연대 등으로 구성된 "이자제한법 공동입법추진단"은 연리 25% 범위에서 이율상한선을 정하고 채무자가 그 이상으로 이자를 갚았을 경우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 법안을 준비했다.

<>"자금경색 우려"=정치권 "경제통" 의원들은 법안 부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민주당 강운태 제2정조위원장은 "고금리를 금지할 경우 신용불량자나 담보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누가 돈을 빌려주겠느냐"며 "또 기업들은 고금리로도 자금을 조달할 길이 막혀 자금경색에 시달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이자를 제한하면 자금순환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며 "금고 등 서민 금융기관 대책을 마련한 뒤 실제로 이자가 내려갈 수 있는 대책이 취해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