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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파원코너] 상사원 아내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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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친했던 대기업 상사원 부부와 저녁식사를 했다.

    4년 임기를 마친 그를 서울로 보내는 환송식 자리였다.

    베이징(北京)생활을 회고하는 대화가 이어졌고 상사원 아내(36)가 주로 얘기를 했다.

    그의 말에 척박한 중국 땅에서 활동하는 상사원 가족의 아픔이 배어있었다.

    아내는 중국생활이 매우 힘들었단다.

    남을 배려하지 않는 중국인이 미웠고 거리의 무질서가 싫었다.

    그러나 더 힘들게 한건 남편이었다.

    남편은 서울손님 접대하랴, 영업하랴 매일밤 술에 취해 돌아왔다.

    아내는 베이징 거리에서 흔히 보는 한글간판 가라오케 술집을 보면 ''남편이 오늘도 저기서 술을 마시겠구나''하는 생각에 몸서리를 치곤 했단다.

    아내는 "왜 서울 손님들은 베이징에만 오면 기를 쓰고 여자접대부가 나오는 가라오케를 가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남편은 술에 찌들어 환자나 다름없단다.

    아내를 더 속상하게 하는건 서울이다.

    아내는 "서울에 돌아가면 남편의 베이징 경력이 인정받을 수 있을까 걱정된다"며 "미국이나 일본에 파견됐던 상사원들은 돌아오면 잘 팔리지만 베이징경력은 알아주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남편의 중국생활은 치열했다.

    중국 전역을 돌며 유통망을 챙겼고 외상값 받으러 간 매장 주인에게 주먹세례를 받기도 했다.

    중국인과 거래를 트려고 맥주 잔으로 ''배갈(白酒)'' 먹기 경쟁을 벌이다가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런 남편에게 ''중국에서 무엇을 배웠겠어''라는 식의 편견이 있어서야 되겠느냐"라고 말하는 아내의 얼굴에 검은 그림자가 스쳤다.

    초등학생인 아이들도 걸린다.

    중국에서 온 아이들은 교실에서 ''짱꼴라''라는 놀림과 함께 ''왕따''를 당한다는 얘기를 들었단다.

    아내는 "그래도 4년동안 미운정 고운정이 들었던 그 베이징이 서울에서 무시된다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우리는 ''중국이야말로 21세기 우리의 최고 경제파트너''라고 들먹인다.

    그러면서도 대중(對中)경협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상사원 가족의 맺힌 아픔을 풀어주지 못하는 사회분위기에서 살고 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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