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정 명예회장의 경영철학과 경영방식을 배우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 등 대학가에서는 정 명예회장의 경영을 학문적인 차원에서 다루기 위한 ''정주영學'' 강의가 속속 개설되고 있다.

서점에서도 정 명예회장의 일대기와 경영방식을 다룬 책들이 인기를 끌면서 별도 코너가 마련됐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학장은 지난 24일 오후 동료 교수들과 함께 서울 청운동 정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오는 2학기 서울대 경영대 3,4학년 전공선택 과목인 ''경영학특강''의 부제를 ''정주영과 현대그룹''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대에서 지금까지 일시적으로 열리는 특강 형식으로 재벌 총수들의 경영철학을 다뤘던 사례는 있었지만 총수 개인의 경영철학을 중심으로 교과목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 학장은 "우리 자신에 대한 연구, 한국 기업가와 재벌에 대한 심층적 연구와 교육이 미흡했다는 사실에 대해 기업가와 기업경영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반성한다"며 강의 개설배경을 설명했다.

국내에서 제일 먼저 ''정주영學''을 다루기 시작한 대학은 숭실대.

숭실대 중소기업학부는 지난 97년 교양과목으로 ''정주영 창업론'' 강의를 개설, 정 명예회장의 경영을 학문적으로 조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이 강좌는 강의개설을 주도한 정대용 교수가 정 명예회장의 창업과정과 일대기 등을 개괄적으로 소개한 뒤 학계와 기업계의 전문가들이 돌아가며 강의한다.

대학 관계자는 "중소기업학부생이 2백68명인데 이 강의에 매학기 2백명 정도가 수강신청을 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