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위성복 행장은 책상 위의 PC모니터에 항상 주가 그래프를 띄워 놓고 근무하고 있다.

조흥은행과 국민 외환 주택은행의 주가를 막대그래프로 그려 한 눈에 비교할 수 있게 해놓았다.

위 행장이 은행 주가를 수시체크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조흥은행은 해외 DR(주식예탁증서)를 발행, 정부로부터 받은 공적자금 일부를 올해 갚을 계획이다.

그러려면 주가가 뒷받침돼야 한다.

조흥은행 주가는 23일 현재(종가기준) 주당 2천5원.

액면가(5천원)의 절반도 안된다.

이 상태론 DR를 발행해도 제 값을 받을 수 없고 공적 자금 상환도 어렵다.

위 행장은 지난 24일 홍콩으로 출국했다.

현지 투자자들에게 IR(기업설명회)를 벌이기 위해서다.

지난달 홍콩에서 2백여 기관투자가를 모아 놓고 IR를 가진데 이어 두번째다.

그는 출국에 앞서 "조흥은행의 성공적인 부실채권 매각이나 최근 경영성과를 감안하면 지금 주가는 저평가 돼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위 행장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조흥은행 주식을 살 것을 적극 권유해 20여억원을 투자토록 했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르지 않아 지금까지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위 행장은 조만간 미국의 무디스와 S&P(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등 신용평가기관을 방문, 적극적인 IR를 펼칠 계획이다.

외환 한미 신한 하나은행 등 올해 외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은행장들도 마찬가지로 주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금년중 3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외환은행 김경림 행장은 외환은행의 적정주가를 8천5백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대손충당금으로 1조2천억원을 적립한데다 올들어 3월까지 업무이익이 3천억원에 달하는 등 경영성과가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환은행 주가도 23일 종가기준으로 2천2백85원에 불과하다.

김 행장은 오는 5월 국내 기관투자가와 증권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IR를 열 예정이다.

또 6월엔 해외로드쇼도 계획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번주중 최종석 부행장보 등이 미국 싱가포르 현지에서 IR를 열기로 했다.

신한은행도 상반기중 해외 전략적 파트너를 선정하는 시점에서 대규모 IR를 준비중이다.

한미은행은 27일부터 4월5일까지 경영진과 대주주인 칼라일이 공동으로 홍콩과 싱가포르의 투자자들을 찾아가 일대일 IR를 벌일 예정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