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40을 넘기며 이혼한 후 다시 1년만에 재혼한 미국 사는 친구를 만나 행복한가를 물었다.

"행복? 글쎄 행복하지. 그런데 말야 내가 전남편에게 지금 남편한테 해주는 거 반만큼만 잘해 주었어도 이보다 훨씬 더 행복했을 거야."

"이혼을 후회하는구나. 그런데 왜 그렇게 지지고 볶으면서 싸워댔니?"

"글쎄 말야.나도 모르겠어. 그 때는 정말 꽤나 남편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생각했었지.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오늘부터는 바가지 긁지 말고 잘해야지."하면서 반성할 때가 많았거든..."

그 친구는 의사 남편과 미국으로 이민 가 잘사는 듯 했다.

그러나 춤추고 놀기 좋아하는 남편은 애인으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현실감각이 떨어져 남편감으로는 제로여서 이혼했다고 친구는 말했다.

그 애 남편은 일단 "벌면 쓰고 보자" 주의자여서 자기 춤 배우는 데 얼마,사냥 가는데 얼마 하면서 대부분의 돈을 혼자 다 쓰고 가족들을 돌보려고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친구 남편의 그러한 행동이 교육자의 딸로서 규범적인 내 친구에게는 큰 부담이었던 모양이다.

그 친구는 남편의 기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결국 이혼하고 말았다.

늘상 만나는 사람 앞에서 새삼스럽게 태도를 바꾸는 일은 얼마나 쑥스러운가? 그래서 프랑스의 사회학자 브르디에는 "이 세상에서 습관을 바꾸는 일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으로 볼 때 변화에 적응하기란 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1세기는 디지털 혁명으로 변하지 않는 사람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는 광고 카피가 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이제 변신은 성공의 훈장"이라는 카피가 어울릴 것이다.

"김 부장 말야. 어떻게 지금처럼 180도 달라질 수 있지? 그 사람이 언제 아랫사람들에게 존댓말을 썼는가 말야. 오래 살고 볼일이야. 나한테 깎듯이 존댓말을 사용하다니. 갑자기 변하니까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야."

모 언론사에 근무하는 김부성 부장은 절대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았다.

윗사람에게도 반말과 존댓말의 중간인 반경어법을 사용했으며 부하직원에게는 어린아이에게 명령하듯 반말로 말하면서 반은 욕지거리를 사용해 듣는 사람들의 원성을 사곤 했다.

그가 근무하는 곳은 구조 조정의 회오리바람을 무늬만으로 때운 언론사였지만 구조조정의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누구누구는 살생부에 올라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김부장의 태도가 갑자기 변했다.

틀림없이 누군가가 그의 제멋대로 지껄이는 말버릇이 부하 직원들의 원성을 사 이 번 구조조정을 무사히 통과하지 못할 거라는 귀뜸을 해 주었음에 틀림없을 거라는 소문이 돌았다.

처음에는 변화된 그의 태도를 비아냥거리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의 바뀐 태도를 차츰 수용하기 시작했다.

김부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 기간이 족히 1년은 걸렸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기회를 통해 타인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고치는 변신으로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변신은 시도가 어려울 뿐 마음만 먹으면 안될 것도 없는 일이다.

벤처 창업 붐을 타고 부상한 후 벤처가 시들해진 후에도 여전히 주목받는 CEO들은 변화의 귀재들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미래산업의 정문술 사장 같은 분은 아날로그 세대 나이에 디지털 스타일로 변신해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에 속한다.

그가 같은 연배의 다른 사람들처럼 사고방식을 디지털로 바꾸지 못했다면 공직자 출신은 기업가로 변신하기 어렵다는 통념을 깨지 못하고 말았을 것이다.

변신의 범위는 겉모양을 포함해 사고방식, 태도를 포함한 모든 행동 양식의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성공하려면 타인을 의식하지 말고 과감하게 토탈 변신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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