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방송된 SBS 버라이어티쇼 ''쇼,무한탈출''에 대해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출연자에 대한 지나친 학대,선정적이고 비속한 대화,특정 집단에 대한 선입견을 부추기는 대사 등 시청자들의 정서에 어긋나는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었다는 게 항의 이유다.

항의를 가장 많이 받은 코너는 ''극적남녀''다.

''모범생''인 서울대 남학생과 ''날라리''라고 자처하는 여성의 만남을 다룬 코너로 눈물겨운 사랑을 제시하겠다는 기획의도와 달리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자극적인 장면이 많았다.

술에 취해 횡설수설하고 첫데이트에서 키스를 나누는 등의 모습을 여과없이 방송한 것.

그후 남자의 어머니가 여자 친구를 만나러 왔다가 얼굴도 보지 않고 돌아가는 장면이나 다른 서울대생들과 여자 친구가 만나는 장면 등도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프로그램이 방송된 후 SBS 및 방송위원회 홈페이지에는 항의하는 글이 쏟아져 들어왔다.

서울대생이라는 한 시청자는 "이 프로를 본 사람들이 서울대생에 대해 갖게될 편견을 생각하면 화가 난다"고 항의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한 여성의 삶을 호기심거리로 다뤄 시청률을 높이는 데 이용하고 있다"며 "그녀가 나중에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 받게 될 수치감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고 제작진에 물었다.

''차태현,국민가수만들기'' ''양동근의 사생결단'' 등의 코너 역시 출연진에 대한 가학적인 내용으로 가득했다.

''yes52''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한 시청자는 "차태현이 ''불쇼''를 하고 물 10잔을 마신후 여자 경호원과 팔씨름을 한다고 국민가수가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양동근이 가죽공으로 배를 맞고 권투선수와 스파링하는 것이 고문이지 노래연습이냐"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방송위원회는 지난 17일 ''쇼,무한탈출'' 첫회분이 방송된 뒤 출연자에 대한 가학적 내용,여성의 외모만을 중시하는 행태 등의 개선을 요구했다.

그러자 제작진은 24일 방송에서 사전 예고나 사과 없이 스타들에 대한 소문을 확인하는 ''호언장담'',성형수술 과정을 보여주는 ''페이스오프'' 등의 코너를 내보내지 않았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시청자는 "시청자는 바보가 아닙니다.제대로 된 사과방송을 하고 그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변화가 불가능하다면 폐지를 고려해 주십시오"라는 부탁의 말을 방송위원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띄웠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