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시만텍 오토데스크 IBM 컴팩 어도브 등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소속된 이익단체인 BSA(Business Software Alliance www.bsa.org)가 국내 기업들에 엽기적인 표현을 담은 포스터를 발송해 말썽을 빚고 있다.

기업들의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중지를 촉구하는 내용의 이 포스터는 표현방식이 지나치게 위협적이고 섬뜩해 기업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BSA가 지난주말 국내 기업 전산담당자들에게 보낸 문제의 포스터는 2종.하나는 "이번에는 당신의 발목이 잡힐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밑에 사람의 발이 덫에 걸리는 장면을 묘사했다.

또 다른 하나는 "유명 벤처기업이 소프트웨어 전과자일 줄이야"라는 문장과 함께 교수형에 사용되는 밧줄에 목을 맨 신원미상의 사람을 그려놨다.

포스터의 맨 밑에는 정부가 대대적인 소프트웨어 불법단속에 나섰다는 것과 지난 12월 단속에서 많은 기업들이 적발됐다는 글이 씌어져 있다.

지난 24일 BSA로부터 이들 포스터를 받은 기업 전산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섬뜩하고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며 분개하고 있다.

B사의 전산팀장인 A씨는 "덫을 놓고 기다리고 있다가 걸리면 교수형에 처한다는 의미로 다가와 기분이 나빴다"며 "외국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국내 기업들을 모두 죄인 취급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제 불법사실이 확인된 업체에 조차 보낼 수 없는 이런 인쇄물을 불특정 다수업체에 보낸 BSA의 행동에 대해 반드시 공개사과를 받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SA는 이 포스터를 지난 99년에 작성한 기업 명단을 갖고 무작위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BSA가 우편물에 SPC(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의 연락처를 명기해 지난 주말부터 SPC에는 항의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SPC관계자는 그러나 "BSA가 우편물을 발송한 것과 SPC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SPC는 포스터의 취지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