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황사의 발생일수는 96년과 97년에 단 하루였으나 올해는 벌써 열하루나 됐다.
어쩌면 올해는 사상 최악의 황사가 불어닥친 해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병원을 찾는 천식이나 심장혈관 질환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며, 일반인들까지도 건강을 걱정할 지경에 이르렀다.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인 황사는 중국 내륙 고비사막의 모래와 황하지역의 황토가 저기압중심에서 공중으로 상승하여 제트기류를 타고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바람이다.
그런데 황사가 심각한 공해로 문제되는 것은 중국대륙의 연안에 들어선 공업단지에서 배출한 오염물질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사속의 분진농도가 평상시의 2~3배에 이르고, 납이나 카드뮴의 농도가 증가하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황사 대기속에 다이옥신이 다량 포함돼 그 농도가 평상시보다 무려 3배 가까이나 된다는 점이다.
다이옥신은 미국 환경청(EPA)이 60여종의 환경호르몬중 암과 기형아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한 물질이다.
당장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 해도 그런 물질이 황사에 섞여 있다는 것은 중금속 이상으로 경계해야 할 대상임에는 틀림없다.
황사와 함께 연중 계속되는 스모그현상도 이제는 우려의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대기오염은 그 오염도가 해마다 심화되고 있으며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오염도는 훨씬 심각하다고 여러 연구보고서가 증언하고 있다.
서울의 공기오염은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으며 당연한 결과로 폐암 사망률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만성 호흡기 질환에 걸린 어린이 환자수도 타 도시에 비해 6배 가량 높다는 연구결과도 나온 적이 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국민건강의 간접피해액을 수치로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학자들은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한다.
환경기준치를 넘지 않았다고 느긋해 하는 정부발표와는 크게 차이가 나는게 사실이다.
이제 정부는 측정치에만 연연해 임시방편의 변명으로 모면할 일이 아니다.
위험수위에 이른 대기오염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황사문제는 우리 힘만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닌 만큼, 정부는 중국 일본 등과 함께 오염물질 이동에 관한 구체적인 조사사업을 서둘러 착수함과 동시, 중국에 대해서는 황사발생지역의 생태환경복원 등 황사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