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투신운용은 26일 "외환당국은 시장 개입을 자제하되 때가 되면 원-엔 환율이 1:10으로 간다는 인식을 깨트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은 "원-엔환율을 최소한 1:10으로는 유지한다는 의지가 정책과 시장의 유연성을 크게 해치고 있다"며 "때가 되면 이같은 비율에 대해 시장이 갖고 있는 편견을 한번쯤 돌파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미래에셋은 이날 ''외환정책에 대한 제언''이란 보고서를 통해 △외환시장개입을 최소화하되 △외환시장개입 결정시 과감하게 행동하며 △외환시장개입은 외환보유고를 이용하는 것이 좋고 △최악의 경우 일본엔화로부터의 독립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엔화 절하에 맞춰 원화 절하가 지속되는 현상은 당장 수출경쟁력 유지라는 관점에서는 좋으나 과거 국제통화체제 역사에서 수출경쟁관계에 있는 타국의 통화가치가 절하될 때 함께 통화가치를 절하시키는 ''인접국 궁핍화(beggar-thy-neighbor)''정책은 어느 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전세계적인 경기둔화 속에서 우리경제만 수출로 활로를 뚫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의 환율상승은 정책적으로 가장 경계해야할 ''자기실현적 투기(self-fulfilling speculation)''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불안심리에 의한 달러가수요가 또다시 가수요를 낳는 과정이며 이런 현상이 지속될 때 경제회복은 더욱더 멀어져갈 뿐이라는 것이다.

미래에셋은 현재 외환시장의 불안심리와 달러가수요 현상은 외환위기 당시의 ''학습효과''에 의한 것이며 당국은 자기실현적 투기를 통제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달러화수급 구조와 대외부채 구조를 감안, 현재의 환율불안이 97년과 같은 위기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했다. 특히 대외채무 구조가 바뀌면서 위기에 대한 내성이 강해졌다는 점을 이같은 주장을 지지해줄 결정적인 근거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은 그러나 환율의 지속적인 상승은 외국인 투자가의 헷지용 달러화수요와 개인투자가의 투기적 달러화수요를 부추켜 소규모 위기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