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문학의 가장 큰 특징은 여성 문학인의 약진과 문학의 여성화다.

지식인 문학이 퇴조하면서 여성적 감수성의 사소설이 범람하자 문학은 여성이 ''쓰고''여성이 ''읽는''것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권력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평론가 그룹까지 여성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현의 4.19세대나 80년대 민중문학 그룹에는 여성 비평가가 드물었다.

90년대는 페미니즘 문학의 전성기였다.

그 중에서도 문학평론가 신수정(서울대 국문과 84학번)씨와 김미현(이화여대 국문과 85학번)씨는 단연 돋보인다.

계간 ''문학동네'' 편집위원인 신씨는 동시대 작가인 배수아 전경린 등을 가장 잘 이해한 평론가로 꼽힌다.

김씨는 계간 ''세계의 문학''(민음사) 편집위원으로 섬세한 글을 발표해 왔다.

프랑스 유학파인 김정란 상지대 교수는 페미니즘 비평의 전투적 소총수로 유명하다.

김 교수는 문학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발언한다.

문학평론가인 박혜경(40)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문학과 지성사''3세대 동인으로 편집을 맡고 있다.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이르는 이들 그룹 아래로 서른을 갓 넘긴 젊은 평론가들이 포진해 있다.

경희대 출신의 백지연(31), 김수이(34), 평택대 교수 김용희(34), 최성실(33) 등이 그들이다.

90년대 이후 문학의 여성화와 관련, 눈에 띄는 그룹은 소위 ''이화여대 학파''다.

실제로 90년대 등단,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문인 중에 유독 이화여대 출신이 많다.

소설가 함정임(불문과) 배수아(화학과) 강규(정치외교학과), 시인 이선영(국문과) 정은숙(정치외교학과), 문학평론가 정끝별 황도경 김미현 김용희(이상 국문과) 심은진(불문과)씨 등.

특히 평론의 경우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생이 아니면 ''힘을 못쓴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윤승아 기자 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