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충청북도 청주교도소.

겨울의 끝자락 추위가 남아있는 탓인지 바람이 제법 매서웠지만 이날 교도소 강당은 때 아닌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주성대(학장 윤석용)가 재소자 40명을 신입생으로 받아들이는 입학식을 거행한 것.

교도소가 위치한 지역(흥덕구)명을 따서 주성대는 이곳을 ''흥덕캠퍼스''로 명명했다.

대학 캠퍼스가 교도소에 자리하게 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주성대 윤석용 학장,청주지방검찰청 황선태 검사장,청주교도소 안유 소장의 합작품이다.

교정행정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강당으로 통하는 3개의 철창문은 활짝 열린 채 가족들을 반겼다.

갓난 아이를 감싸안은 젊은여성에서부터 노년의 부부에 이르기까지 2백여명이 전국에서 올라와 꽃다발을 전해주는 등 입학을 축하해 줬다.

눈물을 훔치는 가족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날 입학식을 치른 40명은 전산정보시스템이 전공으로 2년간 80학점을 이수하면 전문대 학사학위를 받는다.

이들은 전국 교도소의 기결수 3만8천명중 행형성적 우수자로 선발돼 청주교도소에 이감,교육을 받게 됐다.

재소자 학생들은 교도소 3층 강의실에서 인간과 환경 등 교양 2과목과 컴퓨터구조 전자출판 등 전공 5과목을 수강한다.

윈도98을 가르치고 있다는 안종득 교수는 "기초는 없지만 배우려고 하는 열의에 놀랐다"고 밝혔다.

이날 신입생 대표로 선서를 한 이모(35)씨는 "배움의 기회를 준데 대해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자격증도 취득하고 싶고 밖에 나가서도 맞는 분야를 찾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