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외부감사를 맡고 있는 삼일회계법인은 현대건설 적자규모와 감사의견 결정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하는 분위기다.

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감사결과에 따라 파장이 적지않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삼일회계법인의 입장=삼일회계법인의 회계결산 결과 2조7천억~2조9천억원 정도의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경우 현대건설은 완전 자본잠식은 물론,4천억~6천억원의 부채초과 상태에 빠지게 된다.

논란이 됐던 이라크 미수금에 대한 손실율을 50%선으로 정하게 되면 전체 손실규모가 2조9천억원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일측은 감사 결과에 대해서도 "적정"의견을 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일회계 관계자는 "기본적인 계수는 확정했지만 감사의견은 아직 확정짓지 못한 상태"라며 "28일 공식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당기순손실이 이처럼 커진 것에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당국 일각에서도 지난 결산기까지 1천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건설이 일시에 엄청난 적자를 보인 것을 놓고 회계법인의 책임 문제를 거론하고있다.

<>소액주주 어떻게 되나=정부와 채권단은 이미 현대측으로부터 출자전환 동의서를 받아둔 상태다.

따라서 대주주에 대해선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높다.

출자전환 전에 감자조치가 선행되는 만큼 대주주 지분은 완전 소각될 공산이 크다.

또 소액주주가 70% 가량되는 현대건설에 대해 일괄적인 균등감자가 결의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무상 증여된 정주영씨의 현대건설 지분 15%와 나머지 대주주 지분은 완전 소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액주주의 입장에서는 감자비율이 2대1수준이면 피해를 보지 않겠지만 그 이상 감자될 경우 투자 메리트가 없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배근호 기자 bae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