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의 아들 재용(33)씨가 e삼성 등의 지분을 매각하고 인터넷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삼성은 27일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보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인터넷 지주회사인 e삼성과 e삼성인터내셔널 가치네트 시큐아이닷컴 등 4개사의 보유지분을 삼성 계열사 등에 이달 말까지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총 매각대금은 초기 투자금 5백5억원보다 약간 많은 5백11억원이다.

이번 인터넷사업 정리는 인터넷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사업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사업을 주도한 이 상무보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삼성의 전략인 것으로 재계 일각에서는 보고 있다.

이 상무보는 국내 인터넷 지주회사인 e삼성 보유주식 2백40만주(관계인 지분 일부 포함)를 제일기획에 팔고 해외 인터넷 지주회사인 e삼성인터내셔널 보유주식 4백80만주는 삼성SDS에 3백만주,삼성SDI와 삼성전기에 각각 90만주 팔기로 했다.

또 온라인금융포털사이트 가치네트 보유지분 2백40만주 중 20만주는 삼성카드와 삼성캐피탈 삼성증권에 넘기고 나머지는 모두 외부 금융기관에 처분할 계획이다.

또 보안컨설팅회사인 시큐아이닷컴 보유주식 50만주는 전량 에스원에 넘긴다.

삼성은 이와 함께 e삼성 등 인터넷 지주회사들이 출자한 회사들의 수익성을 평가,부실한 기업은 오는 6월 말까지 청산하거나 정리하기로 했다.

실제로 이 상무보가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통합메시징 서비스업체 ''이누카''는 지난달 서비스를 중단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상무보의 인터넷사업 정리는 그가 경영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내달부터 경영에 참여하는 이 상무보에게 ''인터넷사업 실패''라는 오명이 붙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당초 삼성은 이 상무보가 인터넷사업의 성공을 발판으로 삼성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도록 하는 전략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