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장대 산업의 대표주자격인 현대중공업이 몸무게를 한껏 줄여 잰걸음을 하고 있다.

주가도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외국인의 ''사자''가 집중되는 것도 현대중공업에 대한 달라진 시각을 반영한다.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26일까지 16일째(거래일 기준) 순매수하면서 지분율을 6.39%까지 끌어올렸다.

26일 종가가 2만9천8백원으로 작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27일에는 조정을 받아 2만8천원대로 주저앉았다.

현대중공업이 뜨는 것은 정주영 명예회장 타계 이후 계열분리 가속화에 대한 기대감과 환율 수혜주라는 점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오를만한 ''객관적인'' 이유도 있다.

현대중공업의 작년 매출액은 6조6천2백억여원.전년(6조3천2백억여원)보다 4.7% 증가했다.

1분기 1조5천3백억원,2분기 1조7천3백억원,3분기 1조6천6백억원,4분기 1조6천9백억원 등으로 꾸준했다.

영업이익도 전년(6천6백64억원)보다 9백억원 가량 늘어난 7천5백억여원을 기록했다.

다만 경상이익과 순이익은 부실 자회사 정리와 계열사 지분 정리 과정에서 발생한 투자자산 처분 손실로 인해 줄었다.

경상이익은 4천2백76억원 감소한 3백66억원,순이익은 1백51억원으로 3천77억원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 외적인 요인을 제외한 2000년 수정 경상이익은 99년의 2천4백21억원보다 50% 증가한 3천6백35억원이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장사를 잘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회사측은 1·4분기 실적을 추정하긴 힘들지만 환율 상승으로 매출액이 예상보다 1천억원 가량 늘어난 1조9천억원대를 기록하고 경상이익도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1천2백30원의 환율을 기준으로 올해 계획을 경상이익 5천63억원,당기순이익 3천5백억원으로 잡았다"면서 "기준 환율을 1천3백원으로 잡을 경우 경상이익은 5천8백20억원,순이익은 4천27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이종승 부장은 "올해 계열사 지원 부담이 없다고 가정할 때 영업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돼 적정 주가를 4만원대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송재학 애널리스트도 "계열 분리가 제대로 이뤄질 경우 4만원대까지 도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