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통신컨퍼런스 및 전시회(OFC2001)"란 이름의 이 행사는 같은 기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무선통신전시회(CTIA와이어리스2001)에 밀려 일반인들의 그다지 눈길을 끌지는 못했지만 통신 산업의 중요한 추세를 보여주는 행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40기가(G)bps급 전송시스템을 비롯,초고속 광통신 기술이 대거 선보였다.
코닝은 1백km나 떨어진 곳까지 10Gbps의 속도로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내놓았다.
이 시스템은 고속 광역통신망을 구축하는데 사용된다.
한국과학기술원은 완전 광교환기술을 발표했다.
이 기술은 차세대 지능형 광통신망에 필수적이다.
OFC는 광통신 장비.부품회사들이 참가하고 주로 광통신 관련 전문가들이 관람하는 광통신 전문 전시회.
올해는 루슨트테크놀로지 시스코시스템즈를 비롯한 종합통신장비업체,시에나 주니퍼네트웍스 시크모아 등 장비 업체,JDS유니페이스 어기어(루슨트에서 최근 분사된 회사) 등 부품 전문업체,애질런트 등 광통신 시스템 개발 및 생산용 장비 공급회사 등 9백70개 기업이 참가했다.
참관객은 4만명에 이르렀다.
이번 전시회는 전문 전시회로는 드물게 성황을 이뤘다는 평을 받았다.
관람객은 지난해의 2배 수준이며 함께 열린 학술회의에 발표된 논문도 지난해보다 50% 늘었다고 행사를 주관한 미국광학회(OSA) 홍보 담당자인 모니크 바렛씨는 설명했다.
반면 화려한 조명을 받은 CTIA와이어리스2001의 경우 참가 기업은 8백여개,관람객이 3만명선에 그쳤다.
광통신 행사에 관심이 쏠린 것은 광통신이 "뜨는 산업"임을 입증해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개막일 기조연설을 한 미국 텔코디아 테크놀로지스의 로버트 럭키 부사장은 고속 통신망 수요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럭키 부사장은 "전세계적으로 50만명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고 통신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의 디지털가입자회선(DSL) 이용자가 2백50만명으로 늘었지만 9천5백만명에 이르는 전체 유선전화 가입자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고속 통신망은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광통신은 무선통신과 더불어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분야이다.
특히 인터넷서비스 전자상거래 등이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실리콘밸리를 되살릴 산업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벤처 자금이 이 분야로 몰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미 벤처캐피털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닷컴 기업 대신 무선인터넷.광통신 업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벤처투자가 위축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통신분야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투자 비중은 25%를 넘어섰고 4.4분기에는 이 비중이 29.4%에 달했다.
지난해 20%선에 머물던 것에 비하면 10% 포인트 이상 높아진 셈이다.
광통신 분야에서는 벤처기업이 대거 창업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상당수 기업들이 신설 회사로 추산되고 있다.
이번에 처음 참가한 아바넥스의 앤소니 프로렌스 부사장은 "전시회 참가업체의 20% 정도가 설립된지 1년이 안된 회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삼성전자 IT파이버넷 등 30여개 한국기업이 참가했다.
실리콘밸리=정건수 특파원 ks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