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벤처캐피탈 KTB네트워크를 이끌고 있는 권성문(39)대표.

90년대 중반 M&A(기업인수합병)전문가로서 명성을 날렸던 그는 지난 99년 한국종합기술금융(KTB)을 인수해 2년만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민영화 초대사장으로서 성공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권 대표는 올들어 국내 최대 경매사이트 옥션의 대규모 외자유치에 성공하는 한편 자신이 대주주로 있던 인티즌에 대해서는 사재출연 방식의 개인주식 소각을 통해 주당가치를 높임으로써 코아정보시스템과의 전략적 제휴에 성공했다.

업계에선 벤처산업의 구조조정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이같은 사례에서 보듯 권 대표는 국내 벤처업계 최대의 "큰 손"으로 통하는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대구 심인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연세대 경영학과를 거쳐 졸업과 함께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그러나 입사 2년만인 87년 중순 사표를 던지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89년 미주리대학교 경영학 석사(MBA)를 마친 뒤,90년에는 오하이오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재무관리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당시 미국에서는 M&A가 붐을 이루고 있었고 이때 많은 공부를 했었던 권 대표는 귀국후 동부그룹 종합조정실에서 92년 3월까지 M&A 담당자로 일했다.

이후 한국종합금융에서 M&A업무를 담당하다 95년초 한국M&A를 창업했다.

96년 11월에는 봉제업체인 군자산업을 인수,"미래와 사람"으로 이름을 바꾸고 벤처산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전문경영인으로 변신하기 시작했다.

지난99년 2월,그는 KTB 인수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81년 공기업으로 설립된 KTB는 98년 7월 발생된 1천8백억원 규모의 부실채권과 그간의 누적 투자손실로 인해 최대의 경영위기를 맞고 있었다.

KTB네트워크는 권 대표 취임 후 수익성 낮은 융자업무를 대폭 축소한데 힘입어 수익성 높은 투자회사로 변모,오늘에 이르고 있다.

권 대표는 투자할 때 CEO(최고경영자)를 특히 중요시한다.

CEO는 능력보다는 열린마음과 겸손함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 벤처캐피탈은 투자회사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으로 상생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한다.

회사명을 KTB에서 KTB네트워크로 변경한 것도 이런 이유때문이라고.

KTB네트워크는 투자회사들에 대한 온.오프라인 상에서의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커뮤니티 사이트인 KTB월드(www.ktbworld.co.kr)를 오픈했다.

앞으로 산업별 포트폴리오에 따라 유망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도 넓혀나갈 계획이다.

권 대표는 특히 올해를 글로벌 벤처캐피탈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설정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핵심으로 파악하고 해외벤처 시장을 과감하게 공력하겠다는 것이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