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퀘스트의 경리용 프로그램 "얼마에요".

중소벤처기업에서 자금업무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꽤 많이 알려진 제품이다.

1994년 처음 선보인 이 제품은 현재까지 6만여개 카피 이상 팔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패키지 소프트웨어인 한글과컴퓨터의 "아래아한글" 및 나모의 "나모웹에디터" 등과 함께 손꼽히는 인기 프로그램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프로그램을 세상에 내논 장본인은 바로 아이퀘스트(www.iquest.co.kr)의 한상대 대표다.

한 대표는 지난 86년 한국외대 영어과를 졸업한 뒤 막연히 컴퓨터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으로 호주 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호주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이 자신의 기대에 못미친다고 판단,1년 동안의 유학 생활을 접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컴퓨터 서적을 집필하면서 세월을 보냈다.

몇 년후 다시 완구회사에서 근무하게 된 한 대표는 작은 발견을 하게 된다.

"하루는 경리가 하루종일 계산기로 장부를 맞추고 있는 것을 봤습니다.

좀 더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안타깝더군요"

그래서 한 대표는 직접 효율적인 경리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얼마에요"다.

"처음엔 상품으로 만들 생각없이 그냥 취미로 개발을 시작했요.

하지만 사내는 물론 다른 업체 사람들도 한 번씩 써보고는 편리하다며 복사를 해갔습니다.

입소문은 순식간에 쫙 퍼졌죠"

자신감이 생긴 그는 창업을 결심했다.

이 때가 94년.

아르바이트생 한 명과 함께 "아이피"라는 개인회사를 만들었고 "얼마에요 2.0"을 정식 출시하기로 했다.

우선 한국경제신문에 조그만 광고를 하나 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출고 입고 입금 출금 등의 나눠져 대부분의 거래를 손쉽게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은 큰 강점이었다.

회계나 부기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불편함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너무 작은 광고였고 성능도 아직 자신하지 못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죠.

그런데 광고가 나가자 하루에 2백~3백개씩 주문 신청이 쏟아져 하루종일 전화만 받아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신바람 나던 때였죠"

96년 아이피는 사명을 "아이퀘스트"로 이름을 바꿨다.

아울러 통신판매업체인 "황소의 눈"의 전산업무도 맡았다.

지난해에는 무역회사의 주문과 공급 및 사후관리를 위한 "무역풍"이라는 제품과 재고수불관리 프로그램 "차곡차곡" 등을 선보여 11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

올해에는 5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한 대표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전산적인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런 마음가짐이 없었다면 "얼마에요"같은 인기 소프트웨어를 결코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

또 마케팅도 빠트릴 수 없다고 덧붙인다.

"아무리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도 제대로 시장에 알리지 못 하면 결코 빛을 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직원을 뽑을 때 컴퓨터 전공의 기술자보다는 프로그램 사용에 능숙한 사람들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어요"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