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해법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정부는 28일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최로 긴급 경제장관회의를 갖고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현대건설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결론 도출에는 실패,채권단에 해결을 일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등 채권단은 이르면 29일중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어 현대건설 회생책을 확정짓기로 했다.

이날 현대건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김경림 행장도 참석한 가운데 4시간 가까이 열린 긴급 경제장관회의에서는 "출자전환+단기 유동성 지원" 해법과 함께 "선(선)법정관리 후(후)출자전환" 등의 해결책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채권단이 현대 해법을 놓고 막바지 저울질에 들어간 것은 현대건설의 적자규모가 3조원에 달해 당초 예상을 크게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날 현대건설의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현대가 지난해 2조9천8백억원의 손실을 냈으며 누적 결손으로 인해 부채가 자산보다 8천5백71억원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일부 채권기관들은 현대의 부실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확인된 만큼 모든 채무가 동결되는 법정관리를 실시한 뒤 상황을 보아 추후 출자전환하는 해법을 강력히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일단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인해 신규 수주가 어려워져 건설업체로서는 사실상 회생이 불가능해질 우려가 있어 조기 출자전환을 한 뒤 단기 유동성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외환은행의 이연수 부행장은 "채권단 협의회는 가능한 한 빨리 할 생각"이라면서 "이르면 29일중,늦어도 30일에는 협의회를 열어 현대건설의 처리방향을 결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전자도 지난해 2조5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공표된 감사보고서에서 "현대전자는 이익규모가 8천억원에 이르지만 자산평가손과 자산매각손으로 3조3천억원을 내 결국 2조5천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허원순.차병석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