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예술의 창시자 백남준(69)씨가 오는 4월6일부터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세기를 넘어(Over the Century)''라는 주제로 비디오아트와 드로잉 50여점을 내놓는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60년대 초기 비디오작들과 지난해말 제작된 로봇시리즈까지 작가의 비디오아트 변천과정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전시작 중 ''음악의 전시''는 백씨가 1963년 독일 부터탈시의 파르나스갤러리에서 13개의 불규칙한 모니터를 진열해 비디오 아트의 서막을 열었던 작품.

''자석 텔레비전''도 매체에 도전했던 작가의 실험성을 엿볼 수 있는 초기 대표작이다.

74년 제작된 ''한국텔레비전''은 독일에서 대여해온 작품으로 한국적인 위트와 해학이 담겨있다.

지난해말 제작된 ''테크노 보이(Techno Boy)''를 비롯한 로봇시리즈는 이번 전시를 위해 준비된 작품들이다.

아티스트들과 역사적 인물들을 담았던 로봇가족시리즈와 달리 변화하는 시대의 인물들을 형상화함으로써 작가의 세밀한 조형세계를 엿보게 한다.

''TV첼로''를 비롯한 ''TV피아노'' ''자화상'' 등은 그가 중풍으로 쓰러진 이후 제작한 비디오 조각작품들이다.

''TV피아노''는 지난해 아셈회의 때 국내에 잠시 선보였다.

이밖에 백씨의 정신적 스승인 존 케이지를 형상화한 ''피아노케이지'',재즈 아티스트 아트블래키와 셀로니오스 몽크 등을 형상화한 작품도 출품된다.

박영덕씨는 "전시장의 특성을 감안해 규모가 크지 않은 작품위주로 전시했다"며 "작가의 손끝에서 나오는 실험정신이 느껴지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백씨의 비디오작품들은 지난해 1월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렸던 밀레니엄 첫 전시를 계기로 가격이 크게 뛰었다.

당시 전시회는 구겐하임미술관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오는 5월 중순부터 스페인 빌바오시에 있는 구겐하임미술관에서 대규모 초대전을 가질 예정이다.

4월21일까지.

(02)544-8481∼2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