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경제의 위기를 가중시키는 원인은 트리플(Triple) 디플레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9일 일본의 경제 회생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디플레를 지적하고 자산·수입·불안 디플레의 3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사히가 꼽은 자산디플레는 땅값과 주가 하락에 따른 자산가치 감소를,수입 디플레는 외국산 저가품의 대량수입에 따른 물가하락을 말한다.

불안 디플레는 소비자들이 돈을 쓰지 않고 저축만 하려 하기 때문에 야기된 소비부진을 뜻한다.

일본의 주택,땅값은 1990년대초 이후 10년 이상 계속 내리막길이다.

주가는 미·일정상회담과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후 13,000엔대를 회복했지만 3월 초에는 1985년 수준인 11,000엔대까지 밀려났었다.

수입 디플레는 최근2,3년간 부쩍 두드러진 현상의 하나다.

중국산을 중심으로 한 외국산 저가제품의 수입 홍수는 일본의 물가를 계속 미끄럼질치게 만들었다.

경쟁에서 패한 일본 제조업체들 중에는 공장 문을 닫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곳이 줄을 잇고 있다.

음향 영상기기 메이커인 아이와가 임직원의 절반을 잘라내기로 한 것이나 섬유 농민단체가 못견디겠다며 중국산에 대해 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불안 디플레는 정치적 표류가 장기화되면서 유행처럼 퍼졌다.

광고대행사 덴쓰의 2000년 소비실감조사에서 응답자들의 3분의 1은 ''물가 하락을 실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응답비율은 1999년의 32.1%보다 5%포인트가 높아졌다.

금융기관이 휘청거리면서 이른바 ''장롱예금''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산 철제금고를 수입하는 센트리일본의 판매량은 2000년의 경우 전년 대비 30% 늘어났다.

매달 20대 정도의 금고를 파는 도큐핸즈 시부야점에서는 최대고객이 중년층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