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휘트먼 < 이베이 사장 >

세계 언론들은 세계 인터넷산업이 최근 죽을 쑤고 있고 환자가 되어버린 인터넷산업이 언제쯤 회복될지 알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그러나 나는 인터넷산업이 병을 앓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인터넷 경제는 여전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그렇다.

종종 인터넷경제가 활력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작년까지만 해도 많은 인터넷기업들에 돈이 넘쳤다.

이런 가운데 많은 기업들은 뛰어난 사업모델을 만들어냈다.

물론 지난해 투자자들이 상당액의 투자손실을 입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많은 인터넷 신설 기업들이 제자리를 잡지 못했다.

최근의 주가급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년간 증시활황은 놀라울 정도였다.

1995년과 99년 사이 나스닥주가는 해마다 평균 42% 상승했다.

인터넷업체들은 5천1백20억달러의 시장가치를 일구어냈다.

역사상 주요 산업이 급부상한 배경에는 초창기의 물불 가리지 않는 투자러시가 있었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할 점이다.

1800년대 중반 철도산업, 20세기 초반의 자동차산업, 80년대 초반의 PC산업이 바로 그러한 예다.

이러한 산업들이 초창기에 각광받기 시작했을때 투자자들이 몰려들었고 지금처럼 주가가 급락하는 사태를 빚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혼란은 점차 수그러지고 이 산업분야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인터넷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지나면 앞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는 최근 인터넷경제에 대한 심도있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의 결론은 인터넷 사용자수나 사용 빈도수 등을 감안할때 인터넷사업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는 것이다.

우선 전세계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세를 타고 있다.

97년 인터넷 이용자는 7천7백만명이었다.

현재는 3억명을 웃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전세계 인터넷이용자의 65%가 유럽과 아시아 지역이라는 점이다.

인터넷이 전세계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러한 인터넷사용자수는 향후 몇년간 해마다 23% 가량 증가, 2003년에는 5억1천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전화 케이블TV PC 등과 연계된 기술과 엔터테인먼트의 확산은 인터넷산업의 성장잠재력을 한층 배가시킬 것이다.

예컨대 북미지역에서 케이블TV로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인터넷이용자는 무려 1억1천만명이나 추가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모건 스탠리는 지난해 전세계 인터넷 사용시간은 2배이상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했다.

사람들은 인터넷으로 점점 더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 인터넷이 필수불가결한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AOL과 로프 스타크가 공동조사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75% 이상이 인터넷이 몇가지 점에서 삶을 개선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응답자 3명중 2명은 전화보다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컴퓨터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 단계에서 인터넷산업이 안고 있는 과제도 없지 않다.

아직 인터넷산업은 걸음마 단계다.

그래서 사람들이 인터넷과 관련된 서비스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져야 한다.

인터넷을 더 쉽고 편하게 쓸 수 있게 하는 플랫폼 등이 개발되어야 한다.

정리=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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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9일 맥 휘트먼 이베이 사장이 이화여대 초청강연에서 ''인터넷의 미래''라는 주제로 행한 연설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