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 동향을 놓고 기관별로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중 산업활동동향 분석에 따르면 경기선행종합지수가 16개월만에 호전되는 등 국내 경기가 상승 궤도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경련의 2.4분기 전망 보고서에서는 대부분 업종이 생산 위축 및 내수 부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됐다.

노동부가 내놓은 보고서에서는 다수 기업들이 2.4분기중 고용전망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 반면 실제로 추가 인원 채용을 계획중인 기업은 전체의 18.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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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조사에서는 생산 출하 도소매판매 평균가동률 설비투자 동행종합지수 선행종합지수 등 대부분 지표들이 힘차게 반등했다.

산업생산은 작년 2월에 비해 무려 8.6%나 증가했다.

지난 1월 0.1%, 작년 12월 4.7%에 불과했던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마이너스 8.8%에서 마이너스 5.3%로 하락폭을 줄였다.

경기순환을 판단하는 기준인 ''선행종합지수 전년동월비 전월차''는 16개월만에 처음 플러스로 반전됐다.

수치로만 보면 국내 경기가 바닥을 치고 본격 회복세로 돌아선 것으로 낙관하기에 손색이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업일수와 ''반도체 착시 현상'' 등 따져봐야 할 것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우선 작년 2월과 올 2월의 조업일수가 다르다.

작년엔 설연휴 때문에 조업일수가 23일이었지만 올해엔 24일이었다.

설연휴가 끼여 있었던 지난 1월엔 이와는 반대로 작년보다 조업일수가 이틀 적은 23일이었다.

통계청이 전문 기법을 이용, 조업일수라는 변수를 제거한 뒤 생산증가율을 재산출해본 결과 2월은 8.6%가 아닌 6% 안팎으로 낮아졌다.

1월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0.1%가 아닌 5% 내외로 상향 조정됐다.

결국 2월들어 생산증가율이 크게 올랐다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작년 12월의 4.7%보다 조금 나아진 정도에 불과하다.

또 하나의 함정은 ''반도체 착시'' 현상이다.

2월중 산업생산이 8.6% 늘어났다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증가율이 1.9%로 낮아진다.

문제는 급증세를 보인 반도체 생산 및 출하의 내용이다.

세계 반도체 시황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공장 가동률 유지를 위해 마구잡이로 제품이 생산되는 바람에 지표상의 생산 증가율만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2월중 반도체 생산증가율은 32.1%, 출하증가율이 16.5%를 기록한 반면 재고증가율은 97.2%에 달했다.

올들어 경기 하강세가 주춤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같은 ''주춤거림''을 본격적인 경기 상승의 시발점으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결론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